‘인터넷을 한다’는 표현은 ‘클릭해 브라우저를 열고, 웹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과정을 포함하고 있다. 인터넷 세계로 들어가는 첫 관문인 브라우저가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브라우저가 없었다면 아마 지금과 같은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 등장과 그를 기반으로 한 변화는 매우 더디게 찾아왔을 것이다.
1993년 4월 22일 미국 일리노이대학 국립 슈퍼컴퓨터 애플리케이션센터(NCSA)에 근무하던 21세의 마크 앤드레센과 에릭 비너 등 8명은 ‘모자이크(NCSA Mosaic)’라는 최초의 웹 브라우저를 세상에 내놓았다. 모자이크 등장은 지난 1990년 팀 버너스 리가 월드와이드웹(WWW)을 발표한 것과 함께 인터넷의 역사를 새롭게 연 기념비적 사건으로 평가될 정도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 왔다. 모자이크는 인터넷이 등장한 지 20년이 됐지만 여전히 제한된 정보 서비스만 제공되던 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꿨다.
사용하기 쉬운 멀티미디어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에로 인해 순식간에 1만명 이상이 모자이크를 다운로드했고, 6개월 뒤 100만명을 넘어 1년 뒤에는 무려 200만명이 사용했다. 이 수치는 모자이크 인기를 나타내는데 그치지 않았다.
우선 웹 사이트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웹페이지가 화려해지기 시작한 것은 말할 나위도 없었고 세계 인터넷 이용자가 수억 명에 달하게 한 근원이 됐다는 평가를 들었다. 무엇보다 일반인들도 인터넷 이용이 편리해지면서 전문가들이나 접근할 수 있었던 정보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모자이크가 없었다면 전 세계 곳곳에 흩어진 작은 지식의 조각들이 지금처럼 거대한 하나의 네트워크를 형성하지 못했을 것이다.
정보기술 전문 출판사인 오라일리(O’Reilly)의 앤디 오럼 발행인 말처럼 브라우저가 몰고온 ‘심리적 패러다임 변화’에 주목한다면 모자이크가 인터넷과 사회변화에 미친 영향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모자이크의 인기와 파급력을 이것을 만드는 사람들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개발자 중 한 사람인 미텔 하우저도 “모자이크가 그렇게 빨리, 널리 퍼지고 이용될 줄은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모자이크는 마이크로소프트와 5년간에 걸친 ‘브라우저 전쟁’을 거치며 1998년을 기점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모자이크로 기인한 인터넷 세계는 지금도 진화 중이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