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전 외교통상부장관은 15일(현지시간) "지난 20년간 미국과 한국의 지속적인 노력과 각종 대책에도 결국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저지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한 뒤 "전략적인 인내가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유일한 처방책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유 전 장관은 이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북한과 핵협상 실패에서 배운 교훈`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회를 갖고 "89년 이후 지금까지 경력의 대부분이 북한 핵 이슈에 대한 협상에 관여해 온 것"이라고 소개한 뒤 "결론적으로 북한과의 핵협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실패와 관련해 모든 당사자에 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가장 큰 책임은 북한에 있다"면서 "북한은 비핵화 약속을 한번도 진지하게 수행하지 않았고, 모든 국면에서 북한 협상 관계자들은 거짓말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유 전 장관은 이와 함께 "지금까지의 경험에 미뤄볼 때 북한은 협상을 이끌어내는 지렛대로서 각종 도발을 해 왔으며, 실제로 이른바 `벼랑끝 전술`로 그때마다 상당한 양보를 얻어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북한이 우라늄농축프로그램을 공개하고 경수로(LWR) 건설을 시작했음을 선언한 후 인접 국가들 사이에 핵안보 문제뿐 아니라 핵안전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발생하면서 일각에서 북한과 무조건적인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지만, 이것이 바로 북측이 노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핵프로그램은 북한 체제의 생존전략 가운데 하나였으며, 지금은 권력 세습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되고 있다고 유 전 장관은 지적했다.
유 전 장관은 북한이 내년인 2012년을 `강성대국의 해`로 선언하고 있지만 만성적인 식량부족과 계속된 국제사회의 제재 등으로 북 내부사정은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며 "북한 내 세습에 따른 새 지도부의 등장이 핵 문제 해결의 기회를 제공할지, 아니면 체제의 붕괴로 이어질지를 가늠할 수 없는 현 상황에서 전략적 인내가 유일한 처방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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