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에너지는 인류 발전과 궤를 같이해 왔다. 화석연료로 대변되는 에너지는 산업과 경제를 키워냈지만 자원고갈과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과제를 만들어냈다.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에 당면한 지금 산업계는 양적 팽창을 넘어 환경 친화적인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사회로 바뀌었다. 화석연료 위주의 에너지 패러다임도 깨끗한 청정에너지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은 에너지 정책을 선진화하는 한편, 산업지도와 도시환경, 생활까지 바꿔놓기에 이르렀다. 본지는 지식경제부와 공동으로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에너지가 바꿔가는 과거와 현재·미래를 5회에 걸쳐 조망해본다.
에너지는 국가 성장동력의 원천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에너지 빈곤 국가에서 화석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화석연료를 대표하는 석유는 연간 에너지 소비량에서 2009년 기준 약 42%를 차지하고 있다. 수입 비중도 전체 수입액의 28%를 상회한다.
하지만 화석연료는 유한하고 중동이나 아프리카 지역에 편재해있다. 자원을 가진 국가는 이를 무기로 활용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중동 불안 사태는 이러한 위기감을 부채질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이 에너지 확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에너지는 단순히 경제 발전을 넘어 국가의 지속가능성이란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반면 에너지는 국가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기도 한다. 원자력이나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그린에너지가 그렇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수출한 한국형 상업용 원전의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NF쏘나타 16만대를 수출하거나 30만톤급 유조선 20척을 수주한 것과 맞먹는다.
대표적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의 경우 현재까지 인류가 사용한 모든 에너지의 1만배 이상을 가지고 있다고 할 만큼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이처럼 에너지는 두 개의 얼굴을 갖고 있다. 안보라는 전략적 측면과 성장동력이라는 경제적 측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에너지가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안보 기능이 더 중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국가 에너지 정책의 기본 방향이 에너지 자립기반 강화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정관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 목표는 에너지가 필요한 시기에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라며 “이는 우리나라가 다소비 업종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으로 에너지는 산업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에너지 산업에 환경이라는 변수가 생기면서 친환경에너지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이를 계기로 에너지는 산업을 뒷받침하는 역할에서 국가 성장을 주도하는 산업으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김진우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안보에 역점을 두되 이를 기회로 삼아 신성장동력으로 삼는 방법을 찾는 게 더욱 중요하다”며 에너지 전환과 절약의 실천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김 원장은 “더 이상 선언적인 방향제시나 캠페인이 아닌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며 “기술 개발이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신성장동력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에너지 산업의 핵심은 기술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김정관 실장의 의견도 같다. 김정관 실장은 “에너지는 기술이 정책을 리드하는 분야”라며 “기술이 나오면 정책이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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