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 해외지점 현지화 `뒷걸음질`

 국내 은행의 해외지점 현지화가 뿌리를 못 내리고 있다.

 현지 예수금 비율이나 현지고객 비율 등이 오히려 뒷걸음질 치면서 해외 금융시장 영업 확대라는 기본 취지를 무색케 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은행 해외지점의 현지예수금 비율은 58.5%로 지난 2009년 말 61.3%에 비해 오히려 2.8%P 낮아졌다. 현지고객 비율지표도 지난 2009년말 64.3%이던 것이 작년 말 63.2%로 떨어졌다.

 현지직원 비율도 77.7%로 2009년 말 78.1%보다 감소했다. 다만, 금감원이 해외지점의 현지화 수준을 6개 지표로 종합한 종합등급은 3등급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현지 금융시장에 잘 안착했는지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가 떨어지면서 국내 은행의 글로벌시장 진출이 ‘속빈강정’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금감원 측은 지난 2008년 말부터 진행된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장기 과제인 현지화 노력보다는 부실 점포(지점)의 영업 정상화와 영업점의 수익성 개선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원인을 짚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현지화 부진 점포에 대해서는 본점 차원의 장단기 개선 계획과 현지화 강화 방안을 수립토록 지도해 나갈 계획”이라며 “해외 점포 성과평가시 현지화 추진 실적 평가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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