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대전력시험설비 증설사업이 내년부터 본격 추진된다.
지식경제부는 대전력시험설비 증설 설계 예산 14억원을 투입하고, 내년 중 증설작업에 들어갈 수 있도록 관련 기관 및 업계와 함께 예산 마련에 나선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이 보유한 시험인증 핵심설비 가운데 전력계통전력기기의 성능을 평가하는 ‘4000MVA급 대전력시험설비’는 1978년에 제작돼 1982년부터 가동해왔다. 이 설비는 가동한 지 30년이 돼 노후화로 인해 고장 우려가 크고, 시설이 하나뿐이라 업체들의 시험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증설이 시급한 상황이다.
총 1735억원이 투입되는 4000MVA급 대전력 시험설비 증설사업에 전기연구원과 중전기업계는 정부 예산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400억원을 자체적으로 마련하고, 나머지 예산 확보를 위해 지경부와 논의 중에 있다.
지경부 한 관계자는 “이미 14억원의 설계 예산이 투입되는 등 내년에는 시험시설이 착공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전체 예산은 업계가 마련한 400억원을 포함해 함께 만들어 보자는 취지를 모두 공유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증설사업은 구축기간이 최소 3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사업비 역시 순차적으로 투입된다.
업계가 부담하는 400억원 중 약 100억원은 지금까지 시설을 사용한 빈도에 따라 업체별로 부담금을 책정할 예정이며, 나머지 300억원은 전기연구원과 한국전기산업진흥회 등이 펀드 등을 조성해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김맹현 KERI 대전력평가본부장은 “노후화로 인해 시험설비가 고장이 나면 300억원 이상의 복구비용과 3년여의 복구기간이 필요하다”며 “고장으로 대전력시험이 중단된다면, 100여 중전기업체들의 피해가 1조4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심각성을 강조했다.
현재 이 시설은 100여개 기업이 공동으로 활용하고 있어 대전력시험에만 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불편함을 초래했다.
유성수 한국전기산업진흥회 상근 부회장은 “중전기업계가 시험을 신청한 이후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국내외 입찰시 필요한 시험결과를 제때 구비하지 못해 불만을 토로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며 “4000MVA급 대전력시험설비를 증설하면 인근 동남아 국가의 기업들도 시험평가를 받으러 올 것이며 이로 인해 국가적 위상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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