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가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태블릿PC) 등에 사용할 모바일 운용체계(OS)를 독자적으로 개발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IT 전문 매체인 인포메이션위크는 이번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모토로라모빌리티가 모바일과 웹 분야에 경력이 있는 다수의 엔지니어들을 고용해 자체적인 모바일 OS를 준비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 OS는 웹 기반의 시스템으로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모토로라는 그동안 스마트폰·스마트패드에 안드로이드를 OS로 사용해왔다. 애플의 부상으로 급변하는 스마트폰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구글과 손을 맞잡은 것이다.
하지만 구글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커지고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동일한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면서 제품 상 차별화 포인트가 점차 사라져 자체 OS 개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도이치 뱅크의 조나단 골드버그 애널리스트도 “한 거래처(구글)에 의존하는 것은 누구도 원치 않는 일”이라며 “본인도 모토로라의 개발 소식을 들은 바 있다”고 전했다.
모토로라는 독자 OS 개발을 위해 일찍이 프로젝트를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9개월 전부터 인재 모집에 나서 현재 실력 있는 개발자들로 팀을 꾸렸으며, 여기엔 애플과 어도비 등 출신 인력들이 포함돼 있다고 인포매이션위크는 보도했다. 특히 지난 2010년까지 애플에서 미디어 및 애플리케이션 그룹을 이끌던 길레스 드류를 모토로라 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총괄로 임명해 핵심 역할을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모토로라는 이번 보도에 대해 “우리는 안드로이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프로젝트의 존재 자체는 부정하지 않았다.
모토로라가 당장 ‘탈 안드로이드’를 선언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독자OS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만큼 구글과의 관계에 변화가 예상된다.
한편 모토로라의 이 같은 행보로 스마트폰 업체들이 자체 OS를 확보 하려는 추세는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애플의 ‘iOS’, RIM의 ‘블랙베리’, HP가 ‘팜’을 인수하며 확보한 ‘웹OS’, 삼성전자의 ‘바다’ 등이 그 사례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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