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이제는 소프트파워다]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고객의 만족도 높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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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6월 21일 4시, 한국 아이폰 사용자들이 전혀 새로운 아이폰을 새로 받게 된 때다. 2009년 11월 KT를 통해 국내에 정식으로 유통된 아이폰은 당시 멀티태스킹과 카메라 성능 등에서 안드로이드 진영의 공격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었다. 하지만 iOS(아이폰 운용체계)4.0 업데이트로 멀티태스킹, 폴더 기능, HDR 촬영, 다양한 메일계정 지원 등으로 차원이 다른 성능 향상을 이뤄냈다. 그것도 단말 교체가 아닌 OS 업데이트만으로 했으니 기존 아이폰 사용자들은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새로운 아이폰을 받게 된 것이다.

 고객편의적인 측면에서 피처폰 사용자들에게 OS나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한 성능 개선은 AS센터나 가야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는 집에서 간단한 OS 업데이트만으로 고객 불만을 해결할 수 있다. OS 업데이트 이후 고객 반응을 분석해보면 “단말을 새로 산 것 같다”는 반응이 많다. 즉 단말 구매 후 만족도를 한 번 더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사업자적인 측면에서 보면, 과거 이동통신사와 단말제조사들이 모바일 관련 신규사업을 할 때는 새로운 전략단말을 내놓는 것으로 시작되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OS 업데이트만으로 앱스토어, 전자책, 모바일 광고, 멀티미디어 콘텐츠 대여와 판매, 게임센터 등 새로운 사업에 진입하는 플랫폼 기반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제조사에서 제공해야 하는 사후관리의 범위가 단순한 기기수리는 물론이고 OS 업데이트와 성능 최적화까지 확장되고 있다. 심지어 어떤 사용자들은 어느 제조사 혹은 단말이 먼저 업데이트를 지원할지를 예측해 가입할 단말을 선택하기도 한다.

 출시 이후 사양 측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졌던 구글과 HTC의 합작품인 넥서스원이 꾸준한 인기를 이어갔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제 최적의 사용환경 제공을 위한 OS 업데이트와 사후지원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사항이 되고 있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애플과 구글은 고객편의적 측면에서의 기능 개선과 사업자적 측면에서의 비즈니스모델 기능 추가를 절묘하게 혼합한 업데이트 경험 제공으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있다.

 작년 말 JD파워 조사에서 스마트폰 분야 만족도 3위를 차지한 HTC는 ‘센스’라는 독자 UI를 개발해 2009년 6월부터 사용하고 있다. 센스UI는 안드로이드(윈도모바일도 일부 있음) OS를 고객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OS 위에 상주하는 데 비해 가볍고 빠른 센스UI는 천편일률적인 경쟁사들의 안드로이드 UI에 비해 차별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 여기에 익숙해진 고객은 HTC 차기 단말에 록인(Lock-in)된다.

 구글의 레퍼런스 단말인 관계로 센스UI가 지원되지 않는 넥서스원 고객들이 일부러 설치하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안드로이드 업데이트에 맞춰 센스UI도 같이 업데이트한다는 것과 단말 사양이 받쳐주는 한 OS 업데이트와 최적화에 최선을 다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노력이 4년 전의 무명업체를 경쟁력을 갖춘 스마트폰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하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반면에 최근 국내 굴지의 제조사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단말의 ‘웹서핑’ 앱 서비스가 중단됐다. 그것도 늦은 OS 업데이트로 고객의 애간장을 태운 후의 일이다. 출시 초기 광고에서 빠른 웹서핑을 제공한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웠던 것을 생각해보면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진 고객 불만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이런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최신 단말로 보상 교체해주는 방안도 내놓았다. 하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아직 뜨겁지 않다. 고가인 관계로 비교적 오랜 기간 사용해야 하는 스마트폰의 사후지원 영역을 단말 수리와 교체에만 한정한 결과다.

 단말 종류가 한정되어 있는 iOS(애플)와 달리 안드로이드 OS는 구글에서 배포한 후 각 제조사가 2~3개월의 최적화 작업 후에 단말로 업데이트가 적용될 수 있다. 경쟁사와 신제품 경쟁에 여념이 없는 제조사가 과거 단말의 업데이트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거나 최적화 기간을 앞당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무료로 배포되는 안드로이드 OS와 달리 일정 비용을 수반할 수도 있는 윈도모바일 OS를 사용하는 단말들도 더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피처폰과 달리 스마트폰은 OS-제조사-통신사의 협력관계를 통해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에 OS 업데이트를 제조사만의 부담으로 지울 수도 없다. 이렇게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사이에 해당 OS 진영이 고객으로부터 영원히 외면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 공동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OS 업데이트와 단말 최적화는 고객만족과 사업기회 도출이라는 양면의 기회를 가지고 있다. 고객을 록인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지만 노력과 비용이 수반되기도 한다. 하지만 투자가 없으면 새로운 사업기회도 없다. 투자를 최소할 수 있는 계획적인 OS 업데이트 배포는 새로운 단말 보급보다 시간과 비용 면에서 효율적으로 사업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최근 모바일 비즈니스의 화두가 되고 있는 근거리무선통신(NFC)은 모바일과 금융 기반 관련 차세대 먹을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차세대 결제, 인증, 정보제공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이는 NFC는 단말, 결제 기반 인프라, 통신/금융 솔루션이 잘 어울려서 시너지를 창출하고 고객 요구에 맞춰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NFC 서비스의 저변을 넓히고 중복투자를 방지하기 위해 이번에는 미래 서비스 발전 로드맵을 염두에 두고 단말을 개발해야 한다. 아울러 고객 요구에 발맞춘 OS 업데이트를 통해 서비스 로드맵을 한발 한발 밟아나가면서 점진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KT 통합고객전략본부 VIP마케팅팀 이형일 팀장 mkt@k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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