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리원부품소재]LED조명 육성정책, 총체적 점검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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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언리미티드는 최근 의미 있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고휘도(HB) 발광다이오드(LED) 부문에서 국내 빅3인 삼성LED, 서울반도체, LG이노텍이 각각 2위, 4위, 6위를 차지한 것이다. 국내 기업들이 LED 산업 분야에서 양적으로 빠른 성장을 한 만큼 이제 미래에 대비한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질적인 성장도 담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를 위해선 한국이 강한 백라이트 유닛(BLU)용 LED뿐 아니라 LED조명 분야에서도 실적을 내야 한다는 데 큰 이견이 없다. 문제는 LED조명 분야에서 한국의 성적이 영 신통치 않다는 것이다. 선발주자와 다소 기술격차가 있다는 게 첫 이유지만, 근본적으로는 한국의 LED조명 시장 규모가 적은데다가 성장도 더디다는 문제가 있다.

 정부는 옛 산업자원부 시절인 지난 2006년 녹색성장을 견인하고 LED조명 육성을 위해 2015년까지 국내 전체 조명의 30%를 LED조명으로 교체하겠다는 ‘LED 조명 15/30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2008년에는 국무총리실 훈령으로 2012년까지 공공기관 조명의 30%를 역시 LED조명으로 바꾸겠다는 ‘LED조명 12/30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러한 포부와 달리 결과는 정반대라는 점에서 제대로 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연 단위 실태조사 전무(全無)…공공기관 2009년까지 1.5%=이 프로젝트는 국가 조명의 역사를 새로 써야 하는 ‘대역사’지만 실제 LED조명 보급률은 미미하다.

 업계가 추정하는 공공기관 LED조명 도입률은 최고 10% 수준이며, 민간을 포함하는 경우 도입률은 1% 이내다.

 정부는 정책 발표 이후 5년이 지났지만 제대로 된 실태조사를 한 번도 하지 않아 개략적인 LED조명 보급률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조만간 보급률과 관련해 실태조사를 할 계획”이라며 “2012년까지 공공기관 30% LED조명 도입은 무난하다”고 자신했다.

 정부는 직접 조사 대신 지난해 시장조사기관 등을 통해 한 차례 LED조명 보급률을 파악한 적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조사 결과 2009년까지 공공부문의 도입률은 1.5%에 불과했다.

 LED조명 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2012년까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총체적으로 LED조명 육성산업의 정책방향을 재점검한 후속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알맹이 빠진 LED육성 정책…행정조치 없어 안 지켜도 그만=지경부는 LED조명 보급기관의 역할을 맡아 적은 예산으로 LED조명 확산에 적지 않은 공을 들였다. 지경부는 지난 2009년 LED조명 장려금지원 사업으로 75억원을, 지난해에는 200억원을 투입했다. 올해는 총 352억원을 관련 예산으로 책정했다. 지경부는 또 지난해부터 관련 규정을 개정해 LED조명 도입률을 공공기관 평가항목으로 반영하게 했다.

 문제는 공공기관이 도입 목표를 달성하지 않아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아 다른 기관의 참여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도입이 늦어지는 것은 공공의 보급목표를 규정하는 12/30프로젝트에 행정조치 사항이 빠져 있기 때문”이라며 “예산 부족으로 난색을 표시하는 부처를 독려할 방안이 없다”고 했다.

 기관별로 매년 구체적인 보급 목표를 밝히는 등 보다 정교한 실행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사업 주관부처인 지경부조차 올해 LED조명 도입 목표를 발표하지 않았다.

 ◇“정부 의지가 시장 연다”…탄소배출권 거래제 연동 시급=B2B(기업-기업) 부문은 공공보다도 도입률이 낮다. 미국, 일본, 중국 정부가 재래식 조명 도입을 보다 강력하게 규제해 B2B와 B2G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각국의 이 같은 관심은 ‘탄소배출권 거래제’라는 컴플라이언스(규제)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측면이 크다. 탄소배출권은 국가별·기업별로 할당된 온실가스 배출 권리를 매매할 수 있게 한 제도다. LED조명의 탄소배출량이 재래식 조명의 10%가 채 안 돼 탄소배출권 관리에 효과적이다. 반면에 한국은 최근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당초 정한 ‘2013년 1월 1일 전면 실시’에서 ‘2013∼2015년 중 적절한 시기’로 변경하며 B2B 시장이 열리는 시점도 상당기간 늦춰지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LED업계 관계자는 “탄소배출권 거래제와 같은 강력한 규제가 힘들더라도 LED조명 등 특정 품목에서는 일정 부분 도입을 강제하는 정책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규제까지는 아니지만 정부의 강한 의지로 LED조명 보급이 늘어난 사례도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전국 지자체 청사의 에너지 소비량이 많다는 지적에 따라 도입을 적극 장려했다.

 행안부가 최근 전국 16개 지자체의 LED조명 도입률을 자체 조사한 결과 지난해 도입률은 14%를 기록했다. 행안부는 올해 도입률을 23%까지 올리고, 내년에는 39% 선까지 높여 ‘12/30’프로젝트에서 제시한 목표율을 초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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