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엔젤(개인)투자자들은 스타트업(Start-Up) 기업 투자 결정 시 아이디어·기술에 앞서 기업 CEO의 자질을 더 중요하게 평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기대 투자 성공 확률에 대해 절반 이상이 50% 미만을 내다봤다.
전자신문이 스마트 열풍과 함께 불고 있는 스타트업 창업 붐에 맞춰 코아비즈엔젤클럽·인큐베이팅엔젤클럽과 공동으로 엔젤투자자 19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이들은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엔젤투자자들로 30~50대 벤처기업 임원급이 대부분이다. 상당수가 정부에 등록하지 않은 채 직접 스타트업 기업을 발굴하고 있으며 과거 벤처 붐 당시 일었던 ‘묻지 마 투자자’가 아닌 철저한 자체 검증을 바탕으로 자문을 전제로 투자하는 미국식 엔젤투자자들이다. 관련기사 4면
투자 결정 시 어떤 점을 가장 많이 보느냐는 질문에 전체의 절반 이상인 55%가 피투자 기업 CEO의 이력 및 자질을 꼽았다. 반면에 ‘기술과 제품 아이디어’와 ‘제품 관련 시장 여건’을 든 투자자들은 각각 30%와 15%로 낮았다. 특히 회사의 자본금과 재무상태 등을 주로 본다는 대답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대부분이 설립 1~2년차의 초기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하는 만큼 실적은 크게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투자 스타트업기업 CEO에게 가장 필요한 점을 묻는 질문에서는 47.4%를 나타낸 ‘신뢰감’이 ‘기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26.3%) ‘영업력’(15.8%) ‘리더십’(10.5%)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현재 활동하는 엔젤투자자 대부분이 자신의 경험을 적극 활용하고자 하고, 이를 위해서는 믿을 수 있는 CEO가 적절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투자 후 멘토링 계획과 관련, 전체의 73.7%는 주 1회 이상 ‘적극적인 경영자문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투자 결정 시 자금 회수 확률에 대해서는 전체의 52.6%가 ‘50% 미만’으로 보았다. 투자자들의 축적된 학습효과 결과로, 신규 스타트업기업들이 성공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회수 확률이 ‘50~90% 미만’과 ‘90~100%’ 응답은 각각 31.6%와 15.8%였다. 투자성공 시 기대수익률로는 ‘2~5배’와 ‘5~10배’가 45%씩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검증이 안 된 초기기업에 투자하는 만큼 기대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 밖에 투자처 발굴은 ‘주변 인맥을 활용한다’는 응답이 90% 가깝게 나왔으며, 업체당 투자규모는 1000만원에서 5000만원이라는 응답이 47.4%로 가장 많았고 ‘5000만~1억원’과 ‘1억원 이상’이 각각 26.3%였다. 1000만원 이하를 투자한다고 대답한 엔젤투자자는 한 명도 없었다.
김세규 코아비즈엔젤클럽 회장은 “많은 성공 스타트업기업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멘토-멘티 문화가 활성화돼야 한다”면서 “엔젤투자가 정부의 컨설팅 지원 등 제도적 틀과 함께 이뤄진다면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배·박창규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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