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관리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사내 직원은 물론이고 외부로부터 ‘총 맞을 짓을 한다’고까지 들었습니다. 혁신 프로젝트를 하면 할수록 내부의 적만 늘어납니다.”
“유무선통합(FMC) 서비스 도입을 진두지휘하다 스마트폰 지급 문제로 직원의 원성을 사게 됐습니다. 한순간에 사내에서 ‘죽일 놈’이 됐습니다.”
한 사람은 일반 기업의, 다른 사람은 공공기관의 IT 직원으로 상위 관리자에 해당된다. 기업 업무 혁신 프로젝트를 지원하다 원성을 산 IT 직원들의 답답한 심정을 토로한 것이다. 특히 기자에게 하소연한 공공기관 IT 책임자의 경우 그가 주도했던 FMC 서비스 프로젝트가 성공적이라는 외부 평가에도 지난 1월 문책성 발령을 받아 지방 지사로 자리를 옮겼다.
기업에서 혁신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IT 부서 직원들은 이제 ‘혁신’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라고까지 털어놓는다. 아무리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완료되었다고 해도 변화 관리 과정에서 겪은 고통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병주고 나서야 약주는 식이라 오히려 상처만 더 깊게 남는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요즘 혁신 프로젝트를 담당하겠다고 선뜻 손드는 사람도 드물다고 한다.
기업의 수많은 전사 혁신 프로젝트들 가운데 고통 없이 이뤄낼 수 있는 것은 없다. 많은 노력과 희생이 필요한 작업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그 노력과 희생, 나아가 책임이 과연 IT 부서와 IT 프로젝트 담당자만의 몫일까.
특히 금융권 차세대 프로젝트와 같이 IT 부서가 주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의 경우 시스템 구축 작업도 만만치 않은데 IT 부서에서 내부 임직원들을 계속 이해시키고 설득해 나가는 것은 물론이고 모든 불만과 원성을 받아들이며 힘겨운 걸음을 해야 한다.
하지만 전사 혁신 프로젝트는 어떤 한 단일 부서를 위한 프로젝트가 아니다. 그 단일 부서가 IT 부서인 것은 더더구나 아니다. 말 그대로 ‘전사’가 노력하고 움직여야 하는 사업이다. 그 책임 또한 마찬가지다.
두 IT 프로젝트 추진 책임자의 말을 듣고 나니 한 대기업의 혁신 담당 임원과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IT 부서가 아닌 현업 소속의 이 혁신 담당자는 “혁신 프로젝트의 추진 여부를 놓고 정말 극렬하게 논쟁하지만 일단 추진하는 것으로 결정나면 아무도 군소리하지 않고 혼신을 다해 지원한다”고 말했다. 이 대기업이 왜 다른 기업들의 혁신 벤치마킹 1순위로 꼽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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