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생겜사] 못생겼지만 비린내 나는 진짜 낚시꾼, 그랑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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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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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낚시는 예나 지금이나 많은 사람이 즐기는 놀이, 스포츠, 여가활동이다. 대자연 속에서 물고기를 낚는 것이 제 맛이겠지만, ‘대물 낚시광’ 이래로 ‘디지털’로 낚시를 즐기는 이들도 많다.

 한빛소프트는 지난 8일 온라인 낚시게임 ‘그랑메르’의 정식 서비스에 들어갔다. 몇 차례 테스트와 지스타를 통해 공개된 바 있는 이 게임은 낚시의 손맛 자체에 집중한 게임이다. 별도로 낚싯대 모양의 컨트롤러까지 개발하는 등 실제로 물고기를 잡는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전용 컨트롤러보다는 키보드 조작!=낚시의 손맛은 누가 뭐래도 펄떡거리는 물고기의 힘찬 움직임이다. 지스타 2011에서 공개된 ‘그랑메르’의 전용 컨트롤러나 전용 애플리케이션은 이에 못 미친다. 단순히 진동을 느끼는 수준이다. 물론 상하좌우 움직임을 통해 ‘땡기는’ 움직임도 가능하지만, 물고기와 팽팽하게 대결을 하는 기분은 느끼기 힘들다. 이미 일부 아케이드 낚시 게임에서 거치대와 줄을, 그리고 낚싯대를 연결해 실제와 유사한 느낌을 전달했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이다. 릴 모양의 컨트롤러를 허공에 휘두르다 보면 허전함이 밀려온다. 7만7000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할 필요가 있을까. 의문이 든다.

 차라리 키보드 조작은 컨트롤러에 비해 다이내믹한 재미를 준다. 방향키를 이용해 줄을 감고 풀 수 있다. 화면에 나타난 게이지를 보며 적절하게 줄의 장력을 조절하는 재미가 있다. 직관적인 방향키 조작이 중심인 조작 인터페이스는 그랑메르의 장점이다. 방향키로 줄 감기뿐만 아니라 물고기의 움직임을 봉쇄해 기절을 시켜 끌고 올 수도 있다. 네 방향으로 지시되는 화살표에 맞춰 물고기를 잡아채 기절시킨다. 낚시의 큰 매력인 물고기와 낚시꾼의 대결이 잘 묘사되어 있다.

 ◇방대한 디지털 어장 상어도 잡을 수 있다고? =한빛소프트 측에 따르면 이번 서비스에서 등장하는 물고기는 총 120여 종이다. 실제로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처음 이름을 듣는 물고기가 잡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어류도감을 보듯 다양한 물고기를 감상하는 재미도 있다.

 어군탐지기를 이용해 포인트를 찾는 것도 신선하다. 어군탐지기 아이템을 사용하면 수 초간 바다 밑을 탐색할 수 있다. 어군은 색깔별로 작은 어종과 큰 어종을 구별한다. 조금만 게임에 익숙해지면 사람들이 몰려있는 포인트를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 어군탐지기를 이용해 좋은 곳에 자리 잡은 사람들이다. 아이템을 낭비할 필요 없이 사람들을 쫓아다녀도 괜찮은 조과를 올릴 수 있다. 확인할 길은 없지만 가끔 채팅창에 상어를 낚았다는 ‘자랑’도 올라온다.

 ◇외모 따윈 신경 쓰지 않고 낚는 데만 집중=요즘은 등산복도 예쁘게 나오는 시대다. 대표 레저 산업인 낚시도 예외일 수 없다. 그런 점에서 ‘그랑메르’의 외모는 조금 실망스럽다. 그래픽의 수준은 제쳐두고라도 세련미가 떨어지는 비주얼 컨셉트는 하자임이 분명하다. 색깔이 분명한 외모의 캐주얼 게임이 범람하는 시대에 외모 수준이 떨어지면 쉽게 주목받기 힘들다. 근육질 남성, 글래머러스한 여성으로 단순하게 구성된 캐릭터도 성의가 없어 보인다. 물고기 디자인에 집중하느라 정작 사람에게는 손이 덜 갔나 싶을 정도다. 게임 속에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유저 페이스 역시 기능성이 떨어지는 디자인이다.

 ‘그랑메르’는 지금까지 출시된 낚시게임 중 ‘낚는 재미’라는 본질에 집중했다. 그리고 조작 인터페이스에서는 남다른 성과를 올렸다. 한마디로 ‘낚는 재미’ 한 가지만 보고 직선으로 달린 게임이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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