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 발언의 속내를 놓고 정치권에서 해석이 분분하다. 지난 1일 신년 방송좌담회에서 이 대통령이 `원점 재검토` 의지를 밝히면서 당장 충청권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고 영남과 호남 강원 등은 환영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설 연휴를 지나면서 대통령의 `속내`는 다른 데 있다는 해석이 잇따르고 있다.
과학비즈니스벨트가 정치적 판단에 의해 충청권에 입주하는 것보다는 과학적이고 객관적 판단에 의해 충청권에 입지하는 게 명분이 좋다는 것이다. 과학적으로 검토한 결과 충청권이 최적 입지라는 결론이 나온다면 타 지역의 반발이나 충청권 특혜시비를 줄이면서 당초 의도했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통령이 좌담회 당시 "그것이 충청권에도 도움이 된다"라고 한 것은 이를 의식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현재 과학계의 일반적인 의견이 충청권으로 기울고 있는 상황도 이를 방증한다. 대선 공약을 마련할 당시에는 세종시 수정안을 염두에 두긴 했지만 과학벨트 입지로도 충청권이 앞서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청와대는 대선 공약에 있었다는 이유로 무작정 충청권 입지를 추진하면 그것 또한 정치적 결정이라고 보고 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세종시안을 내놓으면서 선거에서 득을 본 것과 같은 전략은 취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 측은 어느 쪽이든 지나치게 해석되는 것을 경계했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대통령 발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말했다.
자칫 충청권에 명분을 주기 위한 발언이라면 영남과 호남 등 다른 지역의 반발이 우려되고 그렇다고 실제로 충청권 입지를 백지화하려는 수순이라면 이 또한 정치적 공세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종시 수정 추진 실패로 세종시와 연결지어 검토했던 과학비즈니스벨트 또한 다시 검토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아 향후 청와대와 정부의 행보가 주목된다. 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를 결정할 국무총리 산하 과학비즈니스벨트 추진위원회는 조만간 인선작업에 착수해 4월 중 발족할 예정이다.
[매일경제 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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