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2011-대기업]앞으로의 10년, 2011년에 달렸다.

 한국의 간판 기업들이 2020년을 향한 대장정에 나섰다. ‘스마트강국’이라는 미지의 세상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LG·SK 등 주요 대기업은 사상 최대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힘찬 걸음을 내디뎠다. 기업별로 사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앞으로 10년의 첫해를 맞이해 과감한 투자와 인재채용 의지를 밝히고 있다.

 올 상반기 글로벌 경제성장세가 둔화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에도 이처럼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는 것은 향후 5년, 10년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올해는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원년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최고경영진의 과감한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국내 설비투자가 작년에 비해 6.1%가량 늘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그룹은 반도체를 비롯, OLED와 같은 디스플레이, 헬스케어, 태양전지 등의 분야에 총 43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는 지난해 투자액 36조5000억원에 비해 18% 증가한 수치다. 삼성은 인력도 지난해 대비 11% 증가한 무려 2만5000명을 충원한다.

 분야별로는 시설투자 29조9000억원, 연구개발(R&D) 12조1000억원, 자본투자 1조1000억원이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가장 많은 10조3000억원을 차지했고 이어 LCD 5조4000억원, OLED 5조4000억원, TV 8000억원, LED 7000억원 등이다. 삼성은 특히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는 OLED 시설투자 금액을 무려 4조원 증액하면서 반도체에 이어 OLED 육성에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LG그룹 역시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인 21조원을 투자한다. 이 가운데 16조3000억원을 신사업에 배당했다. LG의 투자 규모가 20조원을 넘긴 것도 창사 이래 처음이다.

 LG의 이 같은 방침은 미래 준비에 대한 속도를 높이고 신성장동력 분야에서 적기 투자와 적극적인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사업 부문별로는 전자 14조2000억원, 화학 3조6000억원, 통신·서비스 3조2000억원 등이다. LG전자는 태양전지 분야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3개 생산라인을 추가해 현재 120㎿ 규모인 생산능력을 330㎿로 높인다. LED조명도 생산라인을 증설해 2012년까지 500만대 규모를 갖춘다. 화학 부문에서는 LG화학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생산라인을 확대하고 2012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LCD용 유리기판 공장 건설에 투자한다. 이 밖에 LG유플러스가 4세대 이동통신과 와이파이·스마트그리드 등 유무선네트워크 고도화 설비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인력은 지난해 1만5000명보다 13% 늘어난 1만7000명을 채용한다. LG전자는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태블릿PC)·스마트TV·3DTV·태양전지·LED조명·수처리·헬스케어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및 생산, 마케팅 인력을 뽑는다.

SK그룹은 올해 설비, 연구개발(R&D), 자원개발을 대상으로 10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는 2010년 투자액 8조원보다 30% 이상 늘어난 것으로, 10조원 이상 투자는 올해가 처음이다.

 SK는 전체 투자금액의 84%인 8조8000억원을 국내 사업에 쏟아붓는다. 이 중 5조7000억원을 롱텀에벌루션(LTE) 서비스·WCDMA·유선 광대역 인터넷 설비 등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과 정유시설 보수 등 에너지설비 효율화, 태양광 광학필름 생산에 쓰기로 했다.

 SK그룹은 또 미래 핵심기술 선점을 위해 그린콜 등 녹색에너지 자원 개발에 3000억원, 차세대 혁신기술 개발에 8000억원, 신성장사업 육성에 3000억원 등 총 1조4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스마트혁명 원년을 맞아 스피드 경영과 개방적 협력을 강화한다. 특히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고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한 액션플랜도 단계적으로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올해에도 네트워크에 과감히 투자해 경쟁사와의 네트워크 경쟁력 차이를 확대할 예정이다. 스마트혁명의 원년이자, 2020년을 향한 첫해인 2011년을 맞아 새로운 경주의 출발선에 선 대기업들의 얼굴엔 비장함이 묻어난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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