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디엄] <26> 리즈 시절

 과거의 전성기, 혹은 잘 나가던 시절을 뜻하는 말.

 주로 누군가의 화려했던 과거를 회상하며 ‘그 사람 리즈 시절에는~’ 이라는 식으로 쓴다.

 영국 프로축구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던 앨런 스미스 선수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후 예전만큼 기량을 보이지 못 하자, 해외 축구 팬들이 ‘리즈 시절엔 대단했는데’라며 아쉬워한데서 비롯됐다. 훈남인 스미스의 여성 팬들이 맨유에서의 부진을 쉴드치기 위해 ‘스미스, 리즈 시절 ㅎㄷㄷ’이라고 주장하면서 확산됐다는 설도 있다.

 리즈 유나이티드 팀 자체도 과거 하위 리그에서 맴돌다 정상급 팀으로 급성장하며 짧은 전성기를 누리다 무너진 과거가 있어, ‘리즈 시절’이란 말이 더 와 닿는다.

 ‘리즈 시절’이란 표현을 신구 해외 축구 팬 사이의 갈등의 산물로 해석하기도 한다. 예전부터 해외 축구를 즐기던 사람들이, 박지성 영국 진출 이후 갑자기 늘어난 신규 축구 팬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국내에 해외 축구 붐이 일기 전에 있었던 리즈 전성기를 자꾸 거론하면서 ‘리즈 시절’이란 표현이 확산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오랜 부진을 딛고 ‘라디오 스타’와 ‘남자의 자격’으로 재기한 김국진은 과거 자신의 이름을 딴 ‘국진이빵’이 나올 정도로 화려한 ‘리즈 시절’이 있었다. 김국진 외에 자기 이름을 딴 빵을 가진 연예인은 핑클이 유일하다.

 배우 미키 루크는 마약 중독과 성형 실패 등으로 ‘나인 하프 위크’의 꽃미남 스타였던 리즈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망가졌으나, 최근 성격파 배우로 부활했다.

 이 표현은 최근 의미가 무분별하게 확장되어 단순히 연예인의 데뷔 초기, 혹은 어린 시절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비슷한 표현으로 “내가 왕년에 어마어마 했거든”이 있다. 2006년 태국 무에타이 개그로 인기를 끈 개그맨 조성훈이 자신의 리즈 시절 자체를 소재 삼아 선보인 유행어다.

 

 * 생활 속 한 마디

 

 A: 영업본부 김부장 이번 인사에서 소행성 u-147 홍삼 보급소장으로 좌천됐어요.

 B: 리즈 시절에는 안드로메다에도 개념을 팔던 사람인데 한번 회장님 눈 밖에 나니...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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