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적 관점의 ‘성공’과 ‘물리학’은 언뜻 보기엔 전혀 동떨어져 보인다. 하지만 냉혹한 경쟁이 펼쳐지는 프로스포츠의 세계에서 성공한 선수와 실패한 선수는 특별한 물리학적 법칙이 있다.
포스텍 기술경영대학원 정우성 교수와 미국 보스턴대 공동연구팀이 최근 한국, 미국, 영국의 프로스포츠와 과학 석학들을 대상으로 성공의 법칙으로 통하는 ‘마태복음 효과’를 증명하고 이와 함께 초기에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블루칩 투자 효과’를 입증했다고 최근 밝혔다.
마태복음 효과란 마태복음 25장 29절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는 말에서 연유한 것으로 미국의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이 경제력이나 사회학적 지위를 이미 얻은 사람이 더 많은 경제력이나 지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큰 현상을 가리켜 사용한 말이다.
정 교수팀은 공간푸아송 분포(발생확률이 적은 사건을 대량으로 관찰할 때 그 발생횟수가 만드는 분포를 의미)와 팻테일 현상(정규분포 함수와 비교했을 때 평균보다 양 끝의 영역 분포가 훨씬 큰 현상)을 이용해 미국 메이저리그 등에서 활약하는 선수와 최고의 과학저널에 연구성과를 발표하는 연구진의 흥망은 물리학의 물질 성장 현상과 유사하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특히 데뷔 초기부터 많은 출전기회가 주어진 선수들이 더 좋은 성과를 낸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특히 각종 상을 수상한 선수들 역시 초기에 많은 지원과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가설 아래 모형을 재분석한 결과 이 경우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블루칩 투자 효과’도 밝혀냈다.
이와 함께 네이처, 사이언스지 등 저명한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석학급 연구자들에게도 ‘블루칩 투자 효과’가 적용된다는 결과도 내놨다.
정 교수는 “경쟁이 치열한 분야일수록 유망한 신진세력들에 대한 과감한 지원과 투자가 이뤄져야 제2의 김연아, 박지성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운동선수는 물론 국내 신진 연구인력에게 보다 많은 기회와 투자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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