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핫이슈]<3>산업융합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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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은 국가 융합산업의 원년

 2011년은 명실상부한 융합산업의 원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 연말 산업융합촉진법이 완성돼 산업융합에 대한 범위와 발전 근거가 구체화됐다. 전 세계 각국이 산업과 기술, 서비스 융합을 통한 신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IT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분야에서의 융합신기술, 제품의 창출 노력이 가속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먼저 정부는 연초 대통령 주재로 범부처 차원의 ‘산업융합촉진전략’을 발표하면서 융합산업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지원책 등을 선제적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여기에 산업융합촉진법에 따른 융합지원센터 개설, 융합특성화 대학원 개설, 융합지원 옴브즈만 제도 도입 등 다양한 융합산업 발전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본격 나설 태세다.

 정부는 반도체 등 세계적 수준의 IT 기반 산업에 소프트웨어와 시스템반도체 등 융합 핵심 역량을 접목시켜 IT융합 신산업을 선도한다는 목표다. 지식경제부는 그동안의 추격자(Follower) 위치에서 벗아나, IT융합 선도국(Leader)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김준동 지경부 신산업정책관은 “여러 부처의 힘을 모으고 기업과 문화계처럼 전혀 다른 이업종 간의 교류와 소통을 통해 다양한 산업융합 기회를 발굴할 계획”며 “산업융합을 지원할 시행령과 제도도 올해 모두 구체화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신성장동력의 원천으로 융합을 꼽고 있다. 융합산업은 큰 잠재력을 보유한 국가 미래 성장동력이라는 것이다. 특히 융합은 포화상태에 이른 우리 주력산업의 재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도 올해 ‘융합’에 보다 속도를 낼 전망이다.

 그동안 하드웨어 세트 위주로 성장했던 우리 기업들도 ‘아이폰 쇼크’이후 소프트웨어·콘텐츠·디자인 등 다양한 이 업종, 문화와의 산업 접목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분위기다. 업체들은 지능형전력망(스마트그리드)와 건설 IT, 의류 IT, 전기차, 스마트TV 등의 신산업 진출과 나노 등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생산공정 고도화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진출하고 통신사업자가 다양한 콘텐츠 사업을 시도하는 등 융합을 통한 기업의 변화도 새해 주목되는 바다.

 그동안의 융합이 제품간의 기능적 결합에 초점을 맞췄다면 새로운 융합산업은 제품은 물론, 제품과 서비스, 서비스와 서비스의 다방면 결합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은 휴대폰과 디지털카메라·MP3플레이어를 결합하는 제품이나 팩스와 프린터·복사기를 결합한 복합기 등이 주를 이뤘다.

 최근에는 IT와 금융을 결합한 인터넷·모바일 금융, 자동차와 전기전자를 결합한 지능형 차세대 자동차, 건설과 IT를 융합시킨 지능형 그린 빌딩, 원격진단 개념의 스마트 의료 서비스 등으로 개념이 확대되고 있다.

 융합의 최대 강점은 특유의 확장성이다. 이 때문에 산업융합의 미래는 사실상 한계를 짓기 어렵다는 평가다. IT와 바이오(BT)의 융합, BT와 나노기술(NT)의 결합, 금융서비스와 의료서비스의 결합 등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이 출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연말 출범한 한국산업융합협회(회장 이상철)도 새해부터 본격 활동에 돌입한다.

 융합기술경영위원회와 융합IT위원회·융합로봇위원회·융합에너지위원회·융합금융위원회 등을 구성, 산업융합촉진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제정에 업계의 의견을 건의할 예정이다.

 산업융합의 신규 아이템, 융합 신제품을 적극 발굴하는 한편 융합신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기업의 수요조사와 융합기술 개발 촉진을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도 시작한다. 국내외 융합전문가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은 물론 다양한 기술연구사업도 진행키로 했다.

 최만범 한국산업융합협회 부회장은 “산업기술융합촉진펀드를 조성하고 산업융합대전이나 융합산업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융합 확산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세계 각국이 산업융합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와 국내 기업들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보다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협회는 주요 선진국들이 새해 집중할 산업융합의 주요 분야로 메디컬 진료를 포함한 스마트 의료 서비스, 차세대 에너지 분야, 로봇과 이종산업과의 융합 등을 제시했다.

 

 <중박스>IT융합산업 어떤 것들이 나타날까

 산업융합 신산업이 탄생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이 가운데 IT를 중심으로 한 융합산업의 확산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특히 IT강국의 강점을 살려 여러 가지 신산업 창출, 기존 산업의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경부는 IT융합에 대해 IT의 센싱·네트워킹·컴퓨팅 등의 기술이 부품 또는 모듈 형태로 내재화돼어 타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혁신하거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정부 차원의 IT융합 시범사업이 진행되면서 올해 산업현장과 실생활에서 나타날 융합산업들을 살펴본다.

 ◇섬유IT=동대문시장에 ‘디지털의류기술 확산센터’가 개설된다. 패션디지이너,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업체 등을 통해 3차원 디지털휴먼 인프라 구축, 샘플제작 3차원 디지털화 사업 등이 2011년 시작된다. 전자기기가 탑재된 스마트 의류사업도 사업성을 타진하게 된다.

 ◇의료IT=지경부와 복지부의 스마트케어 시범서비스가 진행 중이다. 원격진료 개념의 접근이다. u핼스 산업종합지원센터에서는 관련 표준개발, 인력양성 등을 담당한다.

 ◇에너지+IT=제주도에 지난해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가 만들어진 데 이어 민간 사업자들의 소규모 스마트그리드 확산사업이 올해 본격화될 전망이다. 실시간 원격검침기, 스마트 미터기 등 IT와 전력이 결합된 제품의 확산도 기대된다.

 ◇로봇IT=청소로봇부터 시작된 로봇의 활용이 교육·헬스케어·환경·재난감시 등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지경부를 중심으로 여러 부처와 공공서비스 분야에 로봇기술을 활용하는 시범사업이 크게 늘어날 예정이다.

 ◇농식품IT=전자태크(RFID)와 유비쿼터스센서네트워크(USN)을 결합한 농식품 이력관리, 품질관리 서비스가 확대될 예정이다. LED를 이용한 생산환경 제어와 작물재배 등도 가능하다. IT기반으로 관리하는 농장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모델로 꼽힌다.

 ◇건설IT=3D를 이용한 건축설계, 초고층 복합빌딩의 빌딩정보모델링(BIM) 환경구축 기반기술 등이 개발되고 있다. BIM은 건축물의 전 생애주기 동안 발생하는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기술이다. 에너지관리 기술이 결합한 ‘그린 빌딩 솔루션’의 확산도 기대되는 분야다.

 ◇방송통신+서비스=IPTV와 디지털케이블TV 등 방송통신융합매체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 분야 접목을 위한 방통위의 사업이 진행된다. TV를 통한 온라인게임, 민원서류 발급 등은 이미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환경IT=IP기반의 하천관리 모니터링이나 수질 종합 환경모니터링 시스템 등이 환경부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RFID를 활용해 음식물쓰레기나 폐기물의 이력을 관리하는 모델도 있다.

 ◇조선IT=선박의 디지털화, 첨단화를 통해 조선산업의 고도화, 고부가가치화가 가능하다. 조선 IT기자재 공동기술 개발, e내비게이션 표준화 등이 진행 중이다.

 ◇국방IT=첨단 IT제품의 군사적용 테스트베드 구축, 국방 IT기술 공동개발, 핵심인력과 기술의 교류 등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경부와 국방부간 협력이 강화된다. 현장 경계용 로봇, 위험지역 탐지 로봇 등은 이미 개발을 마쳤다.

 

 <소박스>칸막이 없애야 융합산업이 성장한다

‘융합(融合)’을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녹아서 합쳐진다는 뜻이다. 융합산업 역시 두 개 이상의 산업이 완벽히 결합해야만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진정한 융합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여러 정부 부처 간, 기업 간, 연구기관 간 물리적·화학적 결합이 필수적이다. 단순히 ‘1+1’이 아니라 플러스 알파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영역만을 고수하려는 ‘칸막이’가 우선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융합산업 정책을 위해서는 지식경제부는 물론 방송통신위원회, 문화부, 교육과학부, 환경부 등과의 상호 공조가 필수적이다. 최근 나오는 산업관련 정책을 보면 단일 부처에서 처리 가능한 건이 극히 드물어 졌다. 융합의 시대에 맞게 각 부처의 기능이 잘 혼합돼야만 완전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더 잘할 수 있는 부처에 담당업무를 일괄 이관하는 것도 좋고, 여러 부처가 동일 아이템에 대해 임무를 나눠 적절히 힘을 합치는 것도 합리적일 수 있다.

 연구개발(R&D)의 협업도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의 연구소도 업종별, 아이템별로 구분돼 있다. 융합기술 연구개발(R&D)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여러 국책연구소간, 또 기업연구소와의 적극적 협력과 노하우 공유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동안 진행됐던 정부 융합기술개발 프로젝트 가운데는 하나의 업종이 중심이 되고 다른 기술을 덧붙이는 수준에 그치는 예가 많았다. 진정한 융합이 이뤄지기 보다는 기존산업의 고도화에 그치고 만 일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산업의 주체는 기업이고 융합산업을 이끄는 것 역시 기업이다. 기업 간 협력도 융합시대에서는 더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다. 우선 기업 내 사업부간 교류도 늘어야 한다. 기업 간 기술협력도 늘어나야 하고, 필요한 경우 기업 인수합병(M&A)을 활용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자사 기술유출에 대한 우려로, 또 사업 주도권을 놓치 않으려는 마인드로는 진정한 융합의 힘을 발휘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모든 것을 내부 역량으로만 해결하려는 시대는 이제 저물고 있다. 오픈 마인드로 칸막이를 제거해야만 진정한 융합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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