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부품업계에 ‘스마트 디바이스’ 바람은 더욱 거세진다.
스마트 기기에 적합한 부품을 공급하는 능력에 따라 부품업계의 운명이 결정된다. 스마트폰·스마트패드·스마트TV 등 스마트 기기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관련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은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시장 트렌드에 따라가지 못한 업체들은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스마트 기기에 적용되는 부품은 일반 전자기기에 비해 단가가 굉장히 높아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부품업체들은 스마트 기기 업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베이스밴드 칩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에 적용되는 반도체용기판(FC―CSP)은 대표적인 스마트폰·스마트패드 관련 부품이다. FC―CSP는 기술 수준이 높고 별도의 설비투자가 필요해 경쟁사들이 진입하기 힘든 시장이다. 고집적 회로에 필요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도 스마트 제품 수혜 품목으로 꼽힌다. 사용량도 일반 전자제품의 두 배 수준을 능가한다.
고화소 카메라모듈도 스마트폰·스마트패드에 반드시 필요한 부품이다. 지난해까지 부진했던 카메라모듈 시장도 스마트 기기 등장으로 인해 완전히 달라졌다. 아이폰4·갤럭시S 등 스마트폰과 아이패드·갤럭시탭 등 스마트패드가 종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500만 화소 이상 고급 카메라모듈 수요를 견인했다. 국내 업체들은 해외 스마트폰 업체로 거래처를 다변화하면서 빠르게 실적 개선을 이룩하고 있다.
초소형 멤스(미세전자기계) 마이크로폰과 칩바리스터 등 칩부품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멤스 마이크로폰은 일반 마이크로폰에 비해 성능이 뛰어나며, 음성인식 기능에도 핵심적 역할을 한다. 기존에는 한 개만 적용되던 마이크로폰이 스마트 기기의 다중음 구현을 위해 두 개 이상 채택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스마트 기기의 입력장치인 옵티컬트랙패드(OTP)도 스마트기기 수혜를 톡톡히 봤다. RIM의 블랙베리와 HTC 스마트폰에 OTP가 적용되면서 저변이 확산되고 있다.
터치스크린도 스마트기기 시장 확산의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터치칩 솔루션을 확보한 멜파스는 올해 하반기부터 강화유리 일체형 터치인 DPW(Direct Patterned Window)로 시장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지텍시스템은 강화유리, 투명전극(ITO)필름 등 터치스크린의 핵심 소재를 국산화해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스마트 기기의 활성화는 전자부품 간 융합도 촉진하고 있다. 스마트폰·스마트패드 등은 얇고 작은 디자인을 띄고 있지만 다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내부에는 고집적 회로들이 장착된다. 공간적·기능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세트업체들은 부품업체에 더 작고 복합적인 기능을 주문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품업체들도 고부가가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초소형 다기능 부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전자차폐(EMI) 필터 기능과 정전기 방어 기능을 합친 복합 세라믹 필터 제품이 상용화되고 있다. 정전기로 인한 반도체 손실을 방지하는 칩 바리스터에 전자차폐 기능을 추가한 제품이다. 기존 전자제품에는 수 십개의 칩 바리스터가 내장되지만, 복합 세라믹 제품을 적용하면 그 수를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안테나 업체들은 주파수 부품 간 융합을 위해 소재 및 설계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휴대용 스마트 기기에는 DMB·블루투스·GPS·RF 등 5~6개 안테나가 내장된다. 그런데 LTE(Long Term Evolution)·NFC(Near Field Communication) 등의 기능이 추가되고 있어 향후 주파수 부품은 13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개의 안테나가 한 개의 주파수만을 커버하면서 스마트 기기 내부 공간을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세트업체들은 한 개의 안테나로 2~3개의 주파수 부품 기능을 대체하는 듀얼, 트리플 밴드 제품을 요구하고 있다.
터치스크린 구동칩과 햅틱 구동칩이 일원화된 제품도 출시됐다. 햅틱은 손가락으로 터치스크린을 누르면 진동모터가 작동해 촉감으로 감지 상태를 알려주는 기능이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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