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신년기획]스마트세대를 말한다-오후편

 오전 수업이 끝나고 아이폰으로 학교 애플리케이션을 실행시켜 도서관의 빈자리를 찾아본다.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아 붐비는 도서관에서 헤맬 필요 없이 단번에 5층에 좌석을 확보했다. 일정 애플리케이션으로 수업과 시험 시간표를 확인한다. 수업에 들어가서는 필기 인식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아이패드에 내용을 정리하고 궁금한 내용은 바로 검색한다. 쉬는 시간에 후배와 함께 마신 커피를 현금카드로 결제한 후 문자가 날아오자 문자 그대로 가계부 애플리케이션에 저장한다. 따로 정리할 필요 없이 자신의 자산 현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오늘 일어난 사건에 대한 여론이 궁금해져 트위터에 접속, 1000명에 이르는 팔로어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훑어본다.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04학번 오원택씨. 아이패드가 국내에 출시도 되기 전 손에 넣은 애플 마니아다. 아이폰의 직관적인 UI에 반한 후 맥북 프로 등 애플 제품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부모님과 동생에게도 아이폰을 권해 가족 간 대화가 ‘카카오톡’을 통해 이뤄진다. ‘페이스타임’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한다. 이제는 수많은 웹 콘텐츠와 서비스를 TV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셋톱 ‘애플TV’를 갖고 싶다.

 오원택 씨는 “스마트기기는 이제 내 몸의 일부, 제6의 감각이 됐다”면서 “스마트기기를 통해 검색·기억·위치파악 등 모든 것을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제는 보다 종합적인 분석능력과 창의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스마트기기와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달라진 건 해외 서비스들을 많이 이용하게 됐다는 점이다. 회원가입과 로그인을 요구하는 국내 포털 서비스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구글을 활용하게 됐다. 메일도 구글 G메일로 갈아탄 지 오래다. 외국 서비스는 오픈API 정책으로 다른 서비스들과 연동이 잘 되는 것도 장점이다.

 오늘은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는 ‘오마이뉴스’에 출근하는 날이다. 역시 앱 기획 프로젝트를 통해 사회 경험을 쌓고 있다.

 스마트세대라 자부하는 오씨에게 속도는 기본이다. PD의 꿈을 꾸고 있는 그는 얼마 전 참가한 공모전의 결과를 인터뷰 중에 아이패드로 바로 확인한다.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얻을 능력이 있기 때문에 스마트세대는 보다 즉각적이고 추진력이 강하다.

 스마트시대의 변화엔 만족하지만 규제가 시대에 발맞추지 못한다는 점은 큰 불만이다. “스마트시대, 모바일시대가 왔지만 정부는 변화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그는 “아이폰 이용자들이 규제에 막힌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기 위해 외국 계정을 하나 더 만들어야하고 앱스토어에 게임 애플리케이션이 올라가지 못하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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