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권거래제, 이번엔 비용 문제로 `2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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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주최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 도입 방향` 토론회에서 청중들이 주제발표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배출권거래제 입법을 둘러싸고 ‘조기 도입이냐’ ‘점진적 검토냐’로 한 차례 논란을 겪은데 이어 이번엔 경제적 비용 문제가 불거졌다.

 22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주최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도 도입 방향’ 토론회에서 김용건 KEI 기후경제연구실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배출권 거래를 허용하면 실질 국내총생산(GDP) 손실액 기준으로 목표관리제의 경제적 비용을 약 43% 경감시킬 수 있으며, 배출권 거래제 도입을 늦출수록 이러한 비용절감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고 밝혔다.

 산업계가 배출권거래제 시행에 따른 추가 비용부담과 가격경쟁력 약화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데 대한 정면 반박 논리인 셈이다.

 이에 대해 배출권거래제 조기 시행에 반대하고 있는 산업계는 “새해부터 시작되는 목표관리제가 실제 산업현장에 적용되지도 않았는데, 이론적 전망치만으로 목표관리제보다 배출권거래제가 경제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맞받아쳤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문제의 핵심은 우리 경제 주체인 기업이 얼마만큼의 투자 부담을 더 지게 되고 그것으로 인해 발생하는 산업적 파장인데도, 두 제도 간 비용이 어느 쪽이 더 크고 작냐를 따지는 것은 논점을 흐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패널토론에 참가한 김현석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는 “배출권거래제 도입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단지 그 방법과 방향을 합리적이고 명확하게 하는 게 선결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입법예고 된 법안에 명기된 배출권거래제 대상 기업들은 대부분 목표관리제 수행에 힘을 쏟고 있는데 불과 1년 후에 시스템이 다른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한다는 것은 이행하는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강희찬 삼성경제연구소 박사는 ‘배출권 거래제도 도입에 따른 산업계 영향’이라는 발표에서 “배출권거래제는 특히 수출기업에 피해가 크므로 무상할당이나 연구개발 보조 등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배출권거래제 대상과 온실가스 목표관리제 대상을 명확히 구분해 산업에 미치는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날 토론에선 배출권거래제 법안에서 배출권 유상할당 수준과 벌칙, 배출권 이월(banking) 제한 규정은 대폭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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