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 1달러 마지노선 붕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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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램 고정거래가가 심리적인 마지노선인 1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9월 말 2달러 선이 붕괴된 지 불과 3개월 만에 1달러 선까지 무너지면서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마저도 영업적자를 걱정해야할 처지가 됐다.

 21일 메모리 가격조사기관인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2월 하반기 1Gb DDR3 D램 고정거래 가격은 보름 전 대비 11% 하락한 0.97달러였다.

최고치였던 지난 5월 2.72달러에 비해서는 70%, 3개월 전(1.97달러)에 비해서는 반토막이 났다. 당초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는 4분기 D램 평균 가격 하락폭을 30% 정도로 예상했으나 더욱 급격한 하락세를 기록했다.

  D램익스체인지 측은 “D램 기업들의 미세공정 생산 확대 등으로 생산량은 확대됐지만 PC 수요가 침체돼 있는데다가 PC당 탑재되는 D램 증가 추이도 미미해 가격이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새해 상반기 내내 공급과잉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기관은 내년 하반기에 1Gb DDR 가격이 1.2~1.3달러 수준으로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PC 수요가 증가하지 않고 투자가 줄지 않고서는 내년 내내 1달러 밑으로 가격이 형성될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기업의 공언과 달리 D램 감산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데다가 생산물량을 빨리 팔기 위해 가격을 계속 인하하면서 D램 가격 붕괴가 이어지고 있다”며 “분기에 50% 가격이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당혹감을 나타냈다.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은 이와 관련,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가진 인터뷰에서 “반도체 가격이 올해 상반기까지는 강세를 유지했지만 그 이후, 특히 4분기에 급락했다”면서 “예상보다 빠른 가격 하락세에 4분기 매출 및 실적 급감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D램 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0.97달러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50나노 공정에서 생산하는 D램 원가 1.2달러 수준에도 크게 못 미치며 40나노 공정 제품은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는 전체 50% 선, 삼성전자는 40% 정도가 50나노 공정을 적용한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D램 가격 급락에 따라 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75%가 감소한 2490억원을 기록하고 내년 1분기는 약 150억원의 영업손실이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플래시 메모리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는 그만큼은 아니겠지만 큰 폭의 수익 감소가 예상된다.

 하이닉스 측은 “11월과 달리 다행히 12월부터는 생산물량이 재고로 쌓이지 않고 거의 다 수요처에 판매되고 있다”며 “예상보다는 수요가 견고해진 만큼 내년 가격 하락추이는 진정될 것”으로 기대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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