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터치스크린 업체들이 연 매출 ‘2억달러’ 시대를 열며 글로벌 업체로 당당하게 성장했다.
불과 2년 전 매출 300억원대에 불과했던 업체들이 지금은 미국·대만 등 글로벌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커졌다. 감압식 터치 시장에서는 대만·일본 업체가 독점적인 위치를 누렸지만, 정전용량식으로 트렌드가 변하면서 국내 업체들이 해외 업체를 밀어내고 국내 시장점유율을 급속도로 높인 덕분이다. 국내 터치 업체들은 하반기부터 스마트패드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내년에도 고성장을 이어갈 기세다.
19일 관련 업계와 톰슨로이터스·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멜파스·이엘케이·시냅틱스가 올해 연 매출 2억달러(2300억원)를 돌파할 전망이다. 세 업체 모두 3분기 누적매출이 1700억원 수준에 달하고, 4분기 실적도 좋다.
국내 업체들이 고성장을 기록한 것은 터치 시장이 감압식에서 정전용량식으로 빠르게 재편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업체들의 삼성전자 내 감압식 터치 공급 비중은 30%에 불과했지만, 정전용량식에서는 95%로 증가했다. 국내 업체 멜파스가 대만 영패스트와 J터치를 밀어내고 무려 60%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마찬가지로 LG전자의 국내 업체 감압식 공급 비중은 10%에 불과했지만, 정전용량식에서는 이엘케이가 30%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이엘케이는 일본 니샤와 미국 시냅틱스를 견제하며 점유율을 대폭 늘리고 있다.
국내 터치 업체들은 연 매출 2억달러를 돌파하며, 세계 터치 시장의 강자인 대만 영패스트(5억2300만달러)와 미국 시냅틱스(5억1000만달러), 사이프레스(8억8000만달러) 등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해외 경쟁업체들이 올해 평균 30% 이하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에 비해 국내 업체들은 60% 이상 성장했다.
터치스크린의 ‘블루오션’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는 스마트패드 시장에서도 국내 업체들의 약진은 두드러지고 있다.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터치칩 솔루션을 확보하고 있는 멜파스는 최근 7인치 이상 중대형 애플리케이션에 적용 가능한 터치칩 MCS-8000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준비에 돌입했다. 강화유리 일체형 터치인 DPW의 매출도 하반기부터 본격화되고 있고, 해외 휴대폰 업체와 신규거래도 잇따라 진행되고 있다.
이엘케이와 시노펙스는 터치스크린의 핵심 소재인 강화유리, 투명전극(ITO)필름 국산화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엘케이는 2013년까지 약 700억원을 투자해 동해시 송정산업단지에 스마트패드와 스마트폰용 강화 글라스 연 300만대 생산규모를 확보하기로 했다.
시노펙스는 지난해 인수한 모젬의 강화유리 기술을 흡수해 올해 4분기 양산을 시작했다. 특히 강화유리 공정 중 핵심인 AR(Anti Reflection) 및 AF(Anti Finger) 코팅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수입 제품을 국산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상우 페이도스 개발본부장은 “국내 터치 업체들이 2억달러 규모의 매출을 확보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면서 “스마트패드 등 대면적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성장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표> 주요 터치스크린 업체 실적 추이(단위 : 억원)
*자료 : 전자공시시스템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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