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날씨에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거의 하루 종일 코 훌쩍거리는 소리를 듣는다. 감기로 인한 콧물부터 만성적인 알러지 비염이나 축농증 환자까지 춥고 건조한 겨울날씨는 견디기 힘든 시간이다.
아이들은 특히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날씨나 환경변화에 민감해 알러지 비염이 생기기 쉽다. 콧물, 재채기, 코막힘이 지속되면서 입호흡을 하게 되고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 두통이 와서 공부에 집중할 수 없거나 성장장애가 올 수도 있으므로 조기에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
한의학에서 코는 폐기(肺氣)와 통한다. 코는 호흡을 통해 외부기운을 받아들이고 대처해가는 곳이므로, 개인의 면역력이나 폐기의 건실함이 코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 콧물, 가래 등은 담음의 일종이기 때문에 위장(胃腸)의 한열을 살펴서 제거해야한다.
비염은 이런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치료가 중요하며, 가정에서는 치료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을 갖는 게 필요하다. 우선 차가운 물은 피하고 미지근하거나 따뜻한 물을 마시는 편이 좋다. 소금물로 코를 자주 세척해주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감기로 인한 가벼운 비염은 이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코 관련 질환이 있을 때 자주 사용하는 영향(迎香)혈 자리를 손가락으로 문지르며 자극해 주는 것도 좋다. 영향혈은 양쪽 콧구멍 바로 옆에 있는 혈자리로, 일을 하다 쉬는 틈을 이용해 10분 정도 자주 마사지해주면 염증제거에 도움이 된다.
또 신이(목련꽃 봉오리), 세신, 박하, 백지 등 특유의 향취로 코를 통하게 하는 한약재를 방향제로 쓰는 것도 좋다. 이들은 모두 ‘풍한사(風寒邪)’에 감촉돼 감기 걸렸을 때 쓰는 약재로, 콧물, 두통, 코막힘 등에 효과가 뛰어나다. 달여 마시는 것보다 방향성을 이용하는 게 더 도움이 된다. 잘게 부순 뒤 주머니에 싸서 책상위에 두면 코가 시원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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