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암호화 기술(아리아·SEED)과 미국산 암호화 기술(AES)이 스마트폰·스마트패드 등 새롭게 등장한 모바일기기 시장의 보안 표준 주도권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12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내년 1월 스마트폰을 포함해 갤럭시탭 등 각종 모바일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보안 표준 연구를 시작, 상반기 내 mVoIP 보안 표준을 정하기로 했다.
특히 정부가 국산 암호 알고리듬 확산을 위해 공공기관의 VoIP 보안 장비에 아리아를 의무 장착토록 했다가 미국의 거센 반발로 지난해 아리아와 AES를 병행 도입키로 결정을 뒤집은 바 있어 정부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
미국이 AES로 전 세계 VoIP 보안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아리아 또는 SEED에 정책적으로 힘을 실어 줄 경우 국산 암호화 알고리듬 기술은 고속 성장이 예상되는 mVoIP 보안 제품 시장에서 반전의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국내 보안 업체들이 오랜 기간 SEED와 아리아를 다뤄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국산 암호 알고리듬을 적용해 성능이 보다 우수한 mVoIP보안 제품을 개발,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이고 해외 시장에 효과적으로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암호 전문가들은 “행안부의 공공기관용 VoIP 장비의 표준은 시스코 등 외산 업체의 강력한 요구를 받아들여 미국 보안 표준인 AES와 아리아를 함께 쓰기로 했지만 민간 부문의 mVoIP 보안 표준은 보안 산업 활성화 차원에서 국산 기술로 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현철 한국인터넷진흥원 팀장은 “국산 암호 알고리듬인 ‘SEED’는 2가지 국제 표준을 획득, 우리나라는 미국에 이어 VoIP용 국제 적용 표준을 보유한 두 번째 국가가 됐다”며 “국제 표준이기 때문에 국내 암호 기술을 적용해 제품을 생산해도 내수나 수출 모두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 팀장은 “일부에선 AES에 비해 아리아나 SEED가 암복호화 성능이 떨어진다고 말하지만 암복호화 성능은 사실 비슷하다”며 “통신 전송구간의 인프라 차이로 인한 전송상의 문제일 뿐 기기에서 암복호화 성능은 큰 이슈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배영식 방통위 네트워크정책국 사무관은 “아리아·SEED·AES 기술 중 어느 것이 가장 mVoIP 기기에 적합하게 경량화 되어 있는 지와 결함은 없는지 그리고 제품 탑재 시 경제성이 어느 것이 가장 우월한지 등을 다각도에서 검토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 사무관은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어나고 갤럭시 탭 같은 모바일 디바이스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모바일 기기에서의 mVoIP 안전성을 담보해야한다”며 “내년 상반기 중의 보안 표준과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장윤정기자 lind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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