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자력발전소에 순수 국산기술로 제작된 엔진이 첫 공급된다.
현대중공업은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부산시 기장군 고리 원전 1호기의 비상발전기 교체 공사를 수주했다고 9일 밝혔다.
이 공사는 국내 첫 원전인 고리 1호기의 노후 비상발전기를 철거하고 새 비상발전기를 설치하는 것으로, 현대중공업은 이 비상발전기에 자체 기술로 개발한 4천㎾급 고출력 ‘힘센 엔진’ 2기를 탑재하게 된다.
원전 비상발전기는 발전소가 긴급한 상황 발생으로 인해 운전을 멈췄을 때 원자로의 안정적 유지를 위한 필수설비인 순환수펌프 등에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로, 10초 내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매우 높은 수준의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다. 이 비상발전기의 핵심 장치인 엔진은 지금까지 MDT(MAN Diesel & Turbo), 바르질라 등 해외업체들의 제품이 대부분 사용돼 왔으나, 이번 엄격한 기술 검증을 거쳐 국산엔진이 첫 채택됐다.
현대중공업의 힘센엔진은 총 100회에 걸친 엄격한 기동테스트를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통과, 안전성과 신뢰성을 인정받았다. 또 쿠바와 브라질, 이라크 등 전 세계 35개국에 1500여대를 발전용으로 수출한 경험과 성과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현대중공업은 이 공사를 제작 및 설치, 시운전까지 턴키방식으로 수행하게 되며 오는 2013년 3월 고리 원전의 정비기간 동안 비상발전기를 교체할 예정이다.
유승남 현대중공업 부사장(엔진기계사업본부장)은 “이번 원전 공사 수주로 현대중공업 힘센엔진의 뛰어난 기술력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며 “향후 국내뿐 아니라 해외서도 수주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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