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진그룹이 발전·에너지산업 필수소재인 ‘심리스(이음매 없는)파이프’ 국산화를 위해 뭉칫돈 3000억원을 투자한다. 심리스파이프는 대일무역역조품목 10위권대 소재로 국내 산업계는 전량 일본·유럽 수입품에 의존하고 있다.
일진그룹 정밀인발강관 전문계열사인 일진제강(대표 정희원)은 오는 2012년까지 총 3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50만톤 규모의 심리스파이프 생산라인을 건설한다고 7일 밝혔다. 회사 측은 내년 1월 전라북도 임실 13만 2000㎡ 부지에 공장 착공을 시작으로 연말께 시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탄소강 및 합금강이 구성물인 심리스파이프는 용접으로 이어 붙인 자국이 없어 고온·고압의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다. 발전·에너지산업은 물론 자동차·조선·중장비 등 주요 산업의 배관라인 건설에 필수적으로 쓰인다. 올해 전 세계 심리스파이프 시장 규모는 약 3800만톤, 금액으로 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소비량만 약 50만톤에 달하지만 이를 양산하는 업체가 없어 그동안 전량 일본·유럽 등에서 수입해왔다.
일진제강은 연속압연방식 중 가장 최신 공법인 ‘3롤 멀티-스탠드 파이프 밀(MPM)` 기술의 설비를 도입했다. 원형 소재를 가열해 구멍을 뚫고 압연을 거쳐 재가열, 절삭까지 모두가 일관공정에 의해 진행된다. 한 번에 최장 100m 길이의 심리스 파이프를 제조할 수 있다. 정희원 사장은 “심리스 파이프 생산라인 투자를 위해 지난 5년간 사업성 검토 작업을 면밀히 거쳤다”며 “오는 2015년까지 관련 사업에서 글로벌 톱 5업체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