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불황 속에서도 생산량을 유지해 오던 삼성전자가 TV용 LCD패널 감산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장원기 삼성전자 LCD사업부장 사장은 6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업계 동반성장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LCD 감산에 대한 질문에 "현재 가동률은 93~94% 수준"이라고 밝혔다. LCD업계 라이벌인 대만업체들이 일찌감치 감산에 들어간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2008년 5월 이후 한 번도 감산을 한 적이 없었다. 가동률이 90% 아래로 떨어지진 않았다는 것이 삼성 측 설명이지만 TV용 패널 수요가 떨어져 감산이 불가피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실제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LCD패널 주력 제품 가격은 지난 3월 이후 계속 떨어져 18.5인치 모니터 패널의 가격이 올 3월 84달러에서 12월 현재 54달러까지 떨어졌다. LCD TV패널 가격도 3월 기준 442달러에서 12월 현재 348달러로 하락했다. 이 같은 가격 하락에 세계 2위 LCD패널 업체인 LG디스플레이도 이미 지난 8월부터 감산에 나선 상태다.
중국에 건설되는 7.5세대 공장 가동시기도 늦춰질 전망이다. 장원기 사장은 "중국 7.5세대 공장 가동시점은 2012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에 중국 공장 예상 가동시점은 2011년 3분기였던 것과 비교해 늦어지게 된 셈이다.
장 사장은 또 삼성전자의 11세대 공장 투자도 늦춰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국내, 중국, 11세대 순서로 (투자) 우선순위를 잡고 있다"며 "내년에는 11세대 투자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감산의 배경엔 유럽을 중심으로 한 TV판매 부진이 있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러시아 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올해 건실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동유럽을 중심으로 경기침체를 겪은 유럽시장에선 판매가 부진한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이 같은 경기 침체에 따라 LCD패널 수요 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감산 소식이 전해지자 증권가의 분석도 바빠졌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감산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현재 재고를 줄이는 과정이고 1월 중에는 재고가 낮아질 대로 낮아질 것"이라고 말한 뒤 "감산소식으로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멈출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실적도 4분기 약간 이익이 나는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일경제 이재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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