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칩, 납 성분 없는 압전 소재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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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소기업이 납(Pb) 성분 없는 ‘압전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압전체는 물체에 힘을 가하면 전기가 발생하고, 반대로 전기를 흘리면 압전체의 부피가 변하면서 힘이 발생하는 소재다. 부품의 소형화 및 슬림화 장점이 있어 휴대폰용 스피커, 카메라모듈 자동초점(AF) 액추에이터 제조 등에 활용되고 있다.

압전 소재는 일본 업체들이 기술을 독점하고 있는 분야로 스마트폰·스마트패드 등 고기능 전자제품의 활성화로 적용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이노칩테크놀로지(대표 박인길·최용석)는 납 대신 나트륨·칼륨 등 성분을 활용해 ‘압전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2007년 지식경제부 주관 산업원천기술개발 사업 지원으로 고려대학교 남산 교수팀, 전자부품연구원과 산학연 공동 연구를 4년 동안 진행해 왔다. 최근 압전 소재 원천 기술을 확보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휴대폰용 스피커를 제조하는 수준까지 진전했다.

남산 교수는 친환경 물질 전문가로 조성 부분을 담당하고, 전자부품연구원은 공정 시스템 개발에 참여했다. 이노칩테크놀로지는 스피커 등 압전 소재로 제품화하는데 집중했다.

압전 소재는 일본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는 대표 시장이다. 최근 무라타·TDK 등 부품·소재 업체들은 압전 소재를 활용한 슬림형 및 초소형 부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휴대폰용 스피커의 두께는 3~4㎜인 것에 반해 압전 스피커는 1㎜ 수준까지 슬림화가 가능한 장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스마트패드 제조업체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압전 소재는 납 등 유해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폐기할 때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문제가 ‘아킬레스건’이다. 아직 세라믹 소재에 첨가되는 납 성분은 EU 등 선진국에서도 규제를 유예하고 있지만, 첨가물 규제 강화에 대한 논의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노칩테크놀로지는 압전 소재 원천 기술에 대한 특허 6건을 출원했으며, 내년 말까지 양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업체는 칩바리스터 등 칩부품을 주로 생산하면서, 세라믹 소재 부문에서 원천기술을 확보한 몇 안되는 업체다. 기존 설비를 활용해 압전 소재를 생산해 투자 위험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502억원이며, 올해는 6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 박인길 사장은 “휴대폰용 스피커를 시작으로 압전 소재를 활용한 부품 시장 다각화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품질 및 가격에서 일본 업체와 대등한 수준으로 경쟁할 수 있도록 경쟁력 수준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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