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이 또다시 폭락했다. 그동안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D램부문에서 흑자를 기록해온 삼성전자·하이닉스마저도 일부 PC용 D램 제품에서 적자전환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9일 업계와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 주력 메모리 제품인 DDR3 1Gb 128Mx8 1333㎒의 11월 하반기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보름 전에 비해 13.35% 급락한 1.22달러를 기록했다.
최고치였던 지난 5월 2.72달러에 비해서는 반토막난 수치며 불과 한 달만에 20%포인트 떨어졌다.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 총원가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D램 가격이 형성된 것이다. 이에 따라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삼성전자·하이닉스도 일부 제품에서는 영업적자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JP모건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40나노 공정을 적용한 D램 총원가(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 가격)가 1.2달러 수준이어서 사실상 50나노 공정에서 생산한 PC용 D램 제품은 이미 영업 적자를 기록 중인 것으로 분석했다. 엘피다나 대만 업체들의 D램 총원가는 1.5달러에서 1.8달러 수준이어서 큰 폭의 적자가 예상된다.
하이닉스는 현재 D램 생산량의 60%를 50나노 공정대에서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 비중이 40~50% 수준으로 추정된다. 다만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PC용 D램 가격에 비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서버·그래픽·모바일 D램 등 이른바 스페셜티 D램 비중이 각각 60%, 50%에 이르는 만큼 전체적으로는 영업 흑자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12월에도 이 같은 하락세를 이어갈 경우 D램 사업 흑자 기조도 흔들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PC 수요가 여전히 부진한데다가 4분기 들면서 후발기업들도 미세공정을 구축하고 물량을 쏟아내고 있어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며 “지난 2008년에도 캐시 코스트(현금창출 원가) 이하로 가격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감산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일부 업체가 공언했던 감산은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원가에서 고정비·감가상각비를 제외해 실제로 물건을 팔아 현금을 남기는 캐시 코스트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대략 0.9달러 선으로 추정된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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