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사업을 통해 기술력 및 자본을 축적한 업체들이 스마트TV·스마트패드 등 새로운 IT 단말기 등장을 계기로 고부가가치 세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광학 입력장치 전문업체인 크루셜텍은 최근 스마트TV·IPTV용 컨트롤러인 ‘에어로 마우스’를 출시했다. 모바일 입력장치로 활용되던 옵티컬트랙패드(OTP)가 장착돼 기존 리모컨보다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다. 원가 경쟁력도 높아 IPTV 통신사업자, TV 제조업체의 관심을 끌고 있다.
크루셜텍은 그동안 OTP 등 부품제조에만 집중했지만 TV 컨트롤러를 출시하며 전방산업인 세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크루셜텍은 OTP뿐만 아니라 제반 솔루션부터 에어로 마우스 제조공정까지 대부분을 자체 기술로 처리하고 있다. 휴대폰 부품 전문업체인 파트론도 OTP와 비슷한 제품인 광마우스를 기반으로 TV 리모컨 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카메라모듈업체 엠씨넥스는 CCTV와 비디오폰 기능을 접목한 ‘미디어비디오리코더(MVR)’를 출시한다. 이 제품은 디지털비디오리코더(DVR)에 비디오폰·전화·DMB·디지털액자·디지털셀프카메라·MP3플레이어·FM라디오 기능을 추가한 제품이다. DVR의 핵심 부품인 카메라를 주로 생산해온 이 업체는 부품 및 SW 경쟁력을 기반으로 전방산업인 보안기기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엠씨넥스는 올해 안에 서울 및 경기도 지역은 본사를 중심으로 유통망을 구축해 판매 및 고객서비스에 나선다. 전국 5대 광역시에는 유통 대리점을 설립해 지역 유통망을 개척할 계획이다. 해외 시장 진출은 국내외 벤더를 이용한 기업간거래(B2B) 시장 수요를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LG의 부품전문회사인 LG이노텍도 올해초 인터파크와의 제휴를 통해 전자책단말기인 `비스킷`을 출시한 바 있다. 부품 판매 확대를 위한 세트 제품이라는 게 LG이노텍의 설명이다.
과거에도 부품업체가 세트 시장으로 진출한 사례는 있다. 기존 거래처와의 관계를 고려해 완전히 새로운 세트 시장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았다. 키패드 전문업체인 서원인텍이 와이브로 단말기 시장에 진출한 게 대표적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부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아예 관련 전방 시장으로 진출하는 경향이 강하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스마트TV 등 신성장산업을 계기로 부품업체들이 규모를 키웠고, 일부 업체는 세트산업에도 대응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력 및 자본을 축적했다”면서 “IT 융합이 가속화하면서 부품업체들이 세트 시장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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