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레드트럼, 미디어텍 아성 위협하며 급부상

세계 4위의 팹리스 기업으로 도약한 대만의 미디어텍을 벤치마킹해 괴롭히는 중국 팹리스 기업이 나타나 화제를 낳고 있다. 중국 본토 업체이자 나스닥 상장 기업인 스프레드트럼커뮤니케이션스는 지금껏 대만 미디어텍을 벤치마킹해 마케팅을 해왔지만 이제는 롤모델의 아성을 무너뜨리며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휴대폰 칩 전문업체인 스프레드트럼은 지난 3분기 9620만달러 매출을 올렸다. 지난 분기 대비 34.7%,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150.7% 오른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21.5%로, 지난 분기보다 4.1% 포인트 개선됐다. 스프레드트럼의 약진은 위탁생산 물량 증가에서 확인된다. 이 회사는 지난 분기 TSMC에 위탁제조(파운드리)주문량을 60% 이상 늘렸다. 10월 스프레드트럼 출하량은 15~2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디어텍은 9월에 비해 10월 휴대폰용 베이스밴드 솔루션 출하량이 13~15% 가량 떨어졌다. 이에 따라 매출액도 지난 9월 매출액인 3억1933만달러에서 10~20% 정도 하락했다. 미디어텍 휴대폰 칩 매출 감소가 상당부분 스프레드트럼의 선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스프레드트럼은 미디어텍이 중국의 휴대폰을 판매하는 디자인하우스에 휴대폰을 제조하는데 필요한 완벽한 솔루션을 제공해주는 마케팅 방식을 그대로 따랐다. 물론 후발업체다보니 제품 가격을 미디어텍보다 낮춰서 공급했다. 지난 10월에는 스프레드트럼이 베이스밴드칩 솔루션 가격을 5~10% 깎고, 미디어텍은 13~15% 낮추는 등 가격 경쟁이 첨예화되기도 했다. 미디어텍이 3G·4G 시장 전환에 주춤하는 사이 중국 독자 표준 3G 이동통신인 ‘TD-SCDMA` 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스프레드트럼은 중국 성공을 발판으로 지난해 8월 경기도 수원에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우리나라에도 진출했다. 국내 삼성전자에 무선주파수(RF) 트랜시버 칩을 공급하고 기술 지원을 주로 한다. 김오식 지사장은 “지금은 국내 시장에 RF 트랜시버만 판매하고 있지만 향후 베이스밴드 칩 마케팅도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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