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자업계, 실리콘카바이드 소재 초절전 칩 양산 나서

일본 유수의 전자 업체들이 실리콘 카바이드(SiC) 소재를 채택한 초절전 전력용 칩 양산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전기 소모량이 많은 냉장고·에어컨 등 필수 가전제품은 물론이고 친환경 전기차의 효율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핵심 부품 시장의 기선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아사히신문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롬·미쓰비시전기·뉴재팬라디오·도시바 등 주요 전자부품 업체들은 최근 실리콘 카바이드 소재를 사용한 인버터 양산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실리콘 카바이드 반도체는 전통적인 실리콘 소재를 이용할 때보다 에너지 소모량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특히 전원 변환 부품인 인버터의 경우 실리콘 카바이드 소재는 이론적으로 전통적인 인버터에 비해 전력 소모량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가정 내 필수 가전제품에서 친환경차, 태양광 발전설비에 이르기까지 에너지 효율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핵심 부품인 것이다.

하지만 실리콘 카바이드는 다이아몬드처럼 경도가 높아 고난도의 생산 기술을 요구한다. 전력 효율과 고온·고압에 잘 견디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양산이 어렵다는 점에서 기존 실리콘 칩보다 비싼 것이 흠이었다.

미쓰비시전기는 이달 말 독자 개발한 실리콘 카바이드 소재의 인버터를 내장한 에어컨 2종을 세계 처음 출시할 예정이다. 신형 에어컨의 전력 효율은 종전 제품에 비해 6% 가량 향상됐고, 이 가운데 실리콘 카바이드 인버터로 인한 효과는 3분의 1이나 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에어컨의 판매 가격도 현 수준을 유지해 실리콘 카바이드 인버터의 확산을 유도할 계획이다.

미쓰비시전기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전 세계 에어컨·냉장고의 약 80%에 실리콘 카바이드 인버터가 탑재될 것이라는 추산이다.

일본 종합 부품업체인 롬은 지난 4월부터 실리콘 카바이드 소재의 칩 대량 생산에 착수했고, 전담 판매 조직을 신설하면서 시장 확대를 추진 중이다. 사토시 사와무라 롬 회장은 “향후 수년 내 실리콘 카바이드 칩의 매출은 수백억엔 규모로 급속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부품 업체인 뉴재팬라디오도 실리콘 카바이드 소재의 칩을 조만간 양산할 것으로 알려졌고, 도시바는 오는 2013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철도 차량용 부품을 개발중이다. 일본 전자 업계에서는 실리콘 카바이드 칩이 전 세계 반도체 부품 시장에 일대 혁명을 불러오면서 전자 산업의 친환경화를 가속화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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