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효과로 국내 부품 업체 중국 진출 `기회`

‘애플 효과’로 중국 휴대폰업체들이 자국에서 핵심 부품 조달이 힘들어지자 한국 부품업체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동안 기술 협력을 통해 핵심 부품 개발에 성공한 중국 부품 협력사들이 애플에 우선적으로 물량을 배정하면서, 정작 중국 휴대폰업체들은 스마트폰 등 프리미엄폰 출시 전략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탄탄한 기술력을 갖추고 일본업체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국내 부품업체들이 다시 중국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ZTE·지오니·레노버 등 중국 휴대폰업체는 올해 하반기부터 스마트폰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자국 협력사에 핵심 부품 개발을 주문했다. 그러나 애플이 일부 중국산 핵심 부품을 싹쓸이하면서 중국 휴대폰업체들은 핵심 부품 부족난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로 500만화소급 카메라모듈을 직접 생산하려고 했던 중국업체들이 다시 한국·일본 등 외산 제품으로 유턴하고 있다. 고화소 카메라모듈용 이미지센서를 제조하는 중국 칩세트업체 옴니비전이 애플에 우선적으로 부품을 공급하면서, 자국 휴대폰업체에 부품 공급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업체들은 CSP(Chip Scale Package) 방식의 이미지센서 칩을 적용했는데, 한국 및 일본 칩세트업체들은 COB(Chip On Board) 방식을 적용하고 있어 옴니비전 센서 칩을 대체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자국 부품업체를 믿고 스마트폰 등 프리미엄폰을 개발해온 중국 세트업체 입장에서는 완전히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터치스크린용 강화유리도 아이폰4 효과로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BYD·트룰리 등 중국 부품업체들은 최근 들어 자체적으로 정전용량식 터치스크린 패널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강화유리 부족난으로 생산 규모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국 강화유리업체인 렌즈테크놀로지·바이탈링크 등이 아이폰 및 아이패드에 우선적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화유리에 제조되는 코닝의 고릴라 글라스는 세계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여기에다 중국 강화유리업체들의 저조한 수율까지 더해지면서 강화유리 부족난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애플은 강화유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과 같다. 아이폰4는 이전 모델과는 달리 앞뒤에 강화유리를 적용하고 있고, 9.8인치에 달하는 아이패드도 강화유리를 엄청나게 소비하고 있다. 중국업체뿐만 아니라 국내 터치업체도 강화유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동욱 엠씨넥스 사장은 “핵심 부품 수요가 적은 중국 휴대폰업체보다는 애플을 잡는 게 중국 부품업체 입장에서는 당연하다”면서 “중국 휴대폰업체들이 핵심 부품 구매를 한국·일본 쪽으로 다시 돌리면 국내업체에는 기회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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