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기획]토드 브래들리 HP수석 부사장-인터뷰

토드 브래들리 HP 수석 부사장은 ‘끊김 없는(seamless)’과 ‘연결성(connectivity)’이라는 단어를 자주 언급했다. 정부·기업·개인 모두가 불편 없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게 앞으로 IT산업 화두이자 이슈가 될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HP가 최근 인수한 ‘팜’도 이 맥락이라고 브래들리 부사장은 강조했다. 한마디로 팜 운용체계(OS)를 기반으로 한 생태계 구축에 목적이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출시한 스마트패드 ‘슬레이트’를 주력으로 HP PC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지도 잊지 않았다. HP가 PC 시장 1위에 오른 비결은 “소비자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관점에서 이노베이션을 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연구개발 분야에 160억달러를 투자하고 우수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겠다는 열정이 결국 HP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또 컴퓨팅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HP에 중요한 시장이자 파트너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브래들리 부사장은 오는 10·11일 이틀간 서울 쉐라톤그랜드 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서울 주요 20개국(G20)비즈니스 서밋’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이번 서밋에 소주제 워킹그룹 멤버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청년실업 분과에 참여해 다른 글로벌CEO와 열띤 토론을 벌인다.

브래들리 부사장은 연매출 400억달러인 HP PC 사업을 총괄하며 올해 4월 12억달러에 팜을 사들여 주목받은 인물이다. 9일 브래들리 부사장을 만나 HP의 전략과 컴퓨팅 시장의 미래에 대해 들어 봤다.

- ‘슬레이트(HP 스마트패드)’를 볼 수 있을 줄 알았다.

△HP에 중요 제품 중 하나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개념으로 준비 중이다.

-윈 기반 HP 스마트패드가 조금씩 공개되는데, 팜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제품은 언제 선보이는가.

△HP는 슬레이트 제품 카테고리에 확실하게 투자한다. HP는 최고 기술력을 통해 소비자에 맞게 윈도7, 구글 안드로이드, 팜OS 등을 개발 중이다. 윈도7 기반 제품은 이미 나왔고 앞으로 더 나올 것이다. HP 소비자는 성격과 비즈니스 환경에 맞게 슬레이트를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슬레이트 500’ 스마트패드는 미국 시장에 출시되었고, 아시아 지역에 출시 계획은 아직 없다.

-팜 인수 당시 스마트폰 시장 선두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그 시기는 언제쯤으로 예상하나.

△스마트폰을 내놓은 건 몇 년 됐지만 HP는 시장 후발주자다. 최근 웹OS 기반 ‘팜프리2’를 내놓았다. 우리는 특정 국가에 초점을 두지 않는다. 전 세계를 보고 연결성을 확보하는 데 있으며 한국도 주목하고 있다. HP는 팜을 인수해 소비자에게 다양한 모바일 디바이스의 연결과 선택권을 주었다. HP는 팜 인수로 규모와 이윤 측면에서 시장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에서 스마트폰 사업은 아직 관망하는 상황이다. HP 웹OS 2.0 기반의 ‘팜프리 2’ 스마트폰 출시 일정은 아직 아시아 지역에서는 잡혀 있지 않다.

-4월 팜 인수 후 HP 전략에 관심이 높다. 가시적인 사업화는 언제쯤 볼 수 있나.

△2011년 초 웹OS(팜 OS) 기반 슬레이트를 내놓을 것이다. 우리는 다양한 디바이스를 ‘심리스(seamless)’하게 연결하기 위해 팜을 인수했다. 웹OS 영향을 갖추기 위함이다.

-“웹OS 영향”이란 무슨 뜻인가.

△앞으로 정부나 기업이든 또는 개인이든 정보나 콘텐츠에 접근하는 문제가 중요해 진다.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해선 끊김 없는 연결과 환경 구축이 중요하다. 이 부분이 앞으로 IT산업에서도 중요 이슈다. HP는 이를 준비해 나가고 있다.

-팜 외에도 공격적인 인수 전략을 펴왔다.

△지난 5년간 35개 기업을 인수했다. 금액만 310억달러에 이른다. 전략적 관점에서 접근했다. 바로 클라우드 컴퓨팅과 가상화라는 맥락에서다. 모두 접근성과 연관돼 있다. 여기에 초점을 맞춰 기업 인수가 진행돼 왔다고 보면 된다. 그만큼 일관성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해 달라.

-과거 델과 경쟁했지만 이제는 산업융합으로 경쟁사들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등장하고 있다.

△미래 경쟁업체는 더욱 많아진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하이얼·시스코·오라클 등등 여러 곳을 염두에 둘 수 있다. 폭넓은 사업만큼 경쟁은 더 치열할 것으로 본다.

-스마트패드가 노트북 시장을 잠식한다는 전망이 있다.

△슬레이트는 PC 시장을 잠식하지 않을 것이다. PC 시장에 대한 세부 전망을 하지 않지만 슬레이트는 PC의 보완적인 역할이다. 슬레이트는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한 제품이다. 다시 말해 PC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다. 서로 용도가 다르기 때문에 사람들이 두 개를 모두 원할 것으로 본다. 슬레이트는 굉장히 초기 단계다. HP에는 혜택과 같다. 모든 영역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대만 기업의 빠른 성장은 어떻게 보고 있나.

△전통의 경쟁사다. 그러나 우린 어떤 회사도 우리의 경쟁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PC 시장 1위 비결을 자평한다면.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해 혁신을 했다는 점이다. 연구개발(R&D)에 16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우수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게 중추적인 성장 요인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강조하는데 언제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현재도 진행 중이지만 일반 소비자는 수년 내 피부에 와 닿을 것이다. 한국에서만 해도 SKT와 공공 클라우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HP는 하드웨어에 강하지만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인수 합병을 통해서 SW와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HP의 경쟁력은 이미 시장서 증명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인수합병은 계속 추진할 것인가.

△지금은 이야기할 수 없다.

-세계 컴퓨팅 시장이 이전과 같지 않다는 여론이 높다.

△모빌리티(이동성)와 포터빌리티(휴대성)는 밀접한 연관이 있다. 비즈니스 제품에서는 정보를 줘야 하고 소비자 제품에서는 엔터테인먼트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또 집과 회사에서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기능을 한다. 모바일 시장의 기회가 광범위하긴 하나 아직 복잡한 것이 사실이다. HP는 모바일 시스템과 같이 갈 수 있는 유일한 회사다. HP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고객 수요에 맞게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HP는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통해 솔루션과 기술 전문가로, 강력한 파트너십으로 소비자에게 포지셔닝할 것이다.

-HP가 한국 소비자에게 어떤 모습으로 인지됐으면 하는지.

△한국은 메모리, LCD 패널, 하드디스크, 배터리 등 PC 구성물을 만들고 개발하는 글로벌 리더다. 이 때문에 IT 산업에 있어 한국은 핵심 기능을 하고 어떤 PC 벤더도 한국과 협업하지 않고는 PC를 만들 수 없다. HP는 한국 시장과 소비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세계 PC 수요가 하락세에 있다. 최근 시장에 대한 평가와 내년 전망은.

-모바일 시장의 기회가 광범위하긴 하나 아직 복잡한 것이 사실이다. HP는 모바일 시스템과 같이 갈 수 있는 유일한 회사다. HP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시장 수요에 맞게 제품을 생산한다는 강점이 있다.

강병준 기자, 윤건일 기자 bjkang@etn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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