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전기차 업체들이 잇따라 내놓는 신차에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당초 코발트나 망간 등을 조합한 리튬이온전지를 채택할 것이란 전망과 배치된 것이다. 이처럼 중소 전기차 업체들이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채택하는 것은 중국에서 제조되면서 리튬이온보다 원가가 저렴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CT&T · AD모터스 · 탑알엔디 등 전기차 업체들이 신차를 잇따라 출시하면서 주요 핵심 부품인 2차전지 배터리로 리튬인산철을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CT&T는 곧 출시를 앞둔 이존(e-ZONE)의 2차전지로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키로 했다. CT&T 측은 “조만간 출시 예정인 이존에는 환경오염 논란이 일고 있는 납축전지 대신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장착했다”며 “시속 60㎞를 유지하면서 최대 100㎞ 안팎까지 운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리튬이온전지 대신 리튬인산철을 선택하게 된 배경에 대해 가격이 30% 가량 저렴하면서 안전성이 높은 점을 꼽았다.
탑알앤디 역시 지난 2일 신차를 출시하면서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장착했다.
여기에 AD모터스와 그린카클린시티 등도 신차에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장착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중소 전기차 업체들이 신차를 잇달아 출시하면서 이처럼 리튬인산철을 장착하는 것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규하 탑알앤디 사장은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양극제로 코발트나 망간보다 가격과 안전성이 높은 철을 사용해 가격 경쟁력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리튬인산철의 경우 양극제로 철을 사용해 폭발 위험성이 없는 데다 에너지밀도나 충 · 방전 시간에선 리튬이온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에너지 밀도가 작고 효율이 뒤처진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고속 전기차로는 리튬이온이 더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조재필 울산과기대 교수(에너지공학부)는 “철을 양극재로 사용한 리튬인산철이 더 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코발트와 망간을 양극제로 사용한 리튬이온전지가 같은 성능을 발휘한다고 가정할 때 가격이 저렴하고 성능이 뛰어나다”며 “저속 전기차에 리튬인산철 채택이 늘었다 해도 고속전기차에는 리튬이온전지의 채택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와 함께 “리튬인산철은 독일 업체인 수도켐이 캐나다의 포스켐으로부터 특허를 양도받아 전량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며 “2019년까지 특허가 존재해 국내에서 이를 양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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