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디지털 용접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세계 조선업계 처음으로 선박 용접에 디지털 방식을 적용한 것이다. 또 이러한 용접방식을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적용, 2015년까지 전체 용접 작업을 디지털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대표 민계식)은 3일 세계 최초로 디지털 용접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개발한 디지털 용접 시스템은 전원을 공급하는 용접기와 용접재료인 와이어를 공급하는 송급기, 실제 용접을 수행하는 캐리지, 전선 케이블 등 용접 시스템을 구성하는 모든 핵심장치를 디지털 통신으로 연결, 전체 용접 정보를 디지털화하는 첨단 용접시스템이다.
용접의 품질을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철판의 종류, 습도 등에 따라 정확한 용접 전압과 전류를 사용해야하는데 기존 아날로그 방식에서는 사용 전압과 전류의 크기를 작업자 경험에 의존해왔다. 작업자마다 숙련도에 따른 용접 품질 차이가 클 수밖에 없었다. 또 용접에 사용되는 전류가 10∼100m 길이의 케이블 전선을 통해 이동하면서 신호 왜곡이 발생하는 현상도 용접 품질저하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디지털 용접시스템을 이용하면 용접 초보 작업자도 숙련자와 같이 우수한 품질로 용접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현대중공업은 디지털 용접을 적용할 경우, 연간 100만 시간 절감 등 용접 생산성이 지금보다 20% 가량 향상될 것으로 기대했다. 용접시간 100만 시간은 30만톤급 초대형유조선(VLCC) 5척을 더 용접할 수 있는 시간으로 1000억원 이상의 유무형 효과가 기대된다.
현대중공업 김현철 상무는 “디지털 용접시스템은 경험이나 숙련도에 따른 품질 차이를 획기적으로 줄여 누구나 용접 장인(匠人)이 될 수 있다”며 “수십 년간 이어온 세계 선박 용접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6년부터 디지털 용접 시스템 개발을 시작했으며, 디지털 통신방식, 제어회로 등 6개 부분의 국내 특허를 출원 중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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