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촉발된 글로벌 경제위기는 기업의 비즈니스 규칙을 철저하게 수익 중심으로 바꿔놓았다. 정보기술(IT) 분야도 예외는 아니어서 기업의 IT투자 예산은 비용 절감 목적으로 대폭 삭감됐다. 한발 더 나아가 기업 최고정보책임자(CIO)에게는 비즈니스 지원과 비용 절감을 넘어 회사의 수익 창출에 직접 기여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개막 둘째 날을 맞은 18일 미국 올랜도 `가트너 심포지엄/IT엑스포 2010` 현장의 화두 역시 `새로운 전환기 시대, 성공적인 IT전략은 무엇인가`에 모였다.
“전환기 시대가 가져 올 새로운 기회를 잡아라.”
가트너는 이날 공식 개막행사로 마련한 `가트너 애널리스트 기조연설`에서 전환기 시대의 새로운 기술이 비즈니스 환경을 통째로 바꿔놓을 것이며 이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기업만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진 홀 가트너 CEO는 “지난 2년간 경제위기를 겪은 이후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역사적인 전환기가 찾아왔다”며 “다양한 기대와 도전이 공존하는 전환기 시대에 혁신과 성장을 위한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기술이 온다=가트너는 자사 최고위급 애널리스트가 총출동해 릴레이식으로 진행한 기조연설에서 향후 10년간 새로운 변화를 몰고 올 네 가지 기술로 △클라우드컴퓨팅 △소셜컴퓨팅 △상황인지 컴퓨팅 △패턴 기반 전략을 꼽았다.
이미 국내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는 클라우드컴퓨팅은 과거 디지털 음원이 음반산업을 바꿔놓은 것처럼 IT환경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기술로 예견됐다. 소셜컴퓨팅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단순한 플랫폼이 아니라 각 기업의 비즈니스와 조직 운영에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면서 새로운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트너는 아직 국내에서는 개념 소개 단계 수준인 상황인지 컴퓨팅과 패턴 기반 전략에도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상황인지 컴퓨팅은 다양한 모바일 기술과 단말기가 연동하면서 사용자의 물리적인 위치 · 환경뿐 아니라 감정, 욕구, 사회적 지위 등의 가상적인 요인까지 분석한다.
패턴 전략은 사용자 형태와 성향을 분석해 미래 행동 방향을 예측하는 것이다. 패턴을 찾아내는 기술, 사용자 패턴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운영전략과 조직구조를 함께 갖춰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에릭 닙 가트너 연구원은 “과거 분석컴퓨팅은 무엇이 왜 일어났는지를 알아내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최근에는 현재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고,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 것인지를 예측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기회를 잡아라=새로운 기술의 확산은 IT와 기업 비즈니스에 또 다른 게임의 원칙이 등장할 것을 예고한다. 가트너는 △스마트 컨트롤 △지능형 비즈니스 △IT 역동성이 새 원칙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10년대 기업에는 IT환경을 개방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스마트 컨트롤 정책이 필요하다. DBMS 중심의 정보 플랫폼과 인스턴트메시지, 웹콘퍼런싱 같은 협업 플랫폼을 결합하는 지능형 비즈니스도 요구된다.
이 사이 IT인프라 발전 전략은 역동적인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점쳐진다. 데이터센터는 오래 버틸 수 있는 튼튼한 구조물이 아니라 빠르게 일어나는 기술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는 구조로 바뀔 전망이다.
피터 선더가드 가트너 수석부사장은 “이들 네 가지 기술과 규칙이 결합하면 기업과 공공 부문 전체에 드라마틱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CIO가 비용, 가치, 혁신, 위기 등의 원칙에 맞춰 입체적으로 발전전략을 수립해 새로운 성장을 견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랜도(미국)=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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