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국을 따돌리고 세계 최대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최대 단일시장이자 우리가 큰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EU와 FTA체결로 우리나라의 GDP가 15조7000억원∼24조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2∼3% 정도의 GDP증가효과가 발휘되는 것이다.
EU는 세계 1위의 경제권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집계한 지난해 EU 회원국의 총 국내총생산(GDP)은 16조4000억달러다. 미국의 작년 GDP 14조3000억달러를 뛰어넘는다.
우리나라 교역규모에서 EU는 중국 다음 위치에 올라 있다. 올해 1월부터 9월 20일까지 국내 기업은 381억6600만달러 상당의 상품을 EU에 수출했다.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6%로 중국(25%)에 이어 2위다.
한국의 대EU 수출은 1990년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돌파한후 연평균 약 8.0%씩 성장 중이다. 한국의 대EU 수입은 1990년 90억6000만달러에서 2009년 322억3000만달러로 연평균 약 6.5%씩 증가했다.
이처럼 한국경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EU 경제권이 FTA 체제 출범을 계기로 한층 더 중요한 위치에 설 것으로 관측된다.
2008년 기준 EU의 평균 관세율은 5.6%다. 내년 7월 1일 FTA 발효 이후 단계적으로 관세가 철폐된다. 우리나라 대EU 10대 수출품목 가운데 관세가 상대적으로 높은 TV, 승용차, 석유화학제품, 자동차부품 등의 수혜가 기대된다.
우리 전자정보통신 업계의 EU시장 개척도 더 확대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큰 효과는 EU지역에서 경쟁국을 따돌릴 수 있어 유럽 전자제품 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 지배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무역연구원은 “경쟁국인 일본, 중국이 EU와 FTA체결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므로 한국산 제품의 경쟁력이 제고되어 당분간 안정적인 시장 점유율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부분의 생산 시설을 유럽 현지에 둔 국내 전자 업계는 당장 실익이 되는 직접 수혜는 없지만 FTA에 따른 브랜드 상승과 함께 교역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간접적인 혜택을 볼 전망이다.
국제무역연구원은 실제로 일본과는 프리미엄 가전 등 디지털 제품이, 중국과는 범용 기계와 가전 등이 EU 시장에서 직접 경쟁 관계에 있어 이들 품목의 경쟁력 제고로 EU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현지에서 생산하거나 관세가 없는 가전과 IT 제품도 FTA 체결국 브랜드라는 이미지 제고 효과와 간접수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게 무역연구원의 분석이다.
국내 전자업계에서도 당장 직접 수출 효과는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낙관했다. EU 시장에서 지배력이 높아질 품목으로는 관세가 없어진 반도체 · 전자부품, 디스플레이, 냉장고 등을 꼽았다. FTA 타결로 EU가 역외에서 수입하는 TV와 TV용 브라운관 14%, 냉장고 · 에어컨에 2% 관세를 철폐하고 TV 기능이 있는 LCD모니터, 동영상 송수신이 가능한 3세대 휴대폰 등에 매겨왔던 10% 가량의 관세가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에릭슨 등 한국에 이미 진출해 있는 EU기업과 기술협력을 통한 진출방안과 차별적 접근방식을 수립해야 한다”며 “아울러 복잡한 원산지 규정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관세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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