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이 보름 새 10% 폭락하면서 1Gb DDR3 가격이 2달러 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예상치를 뛰어넘는 가격 폭락으로 삼성전자 · 하이닉스뿐만 아니라 장비 기업들도 긴장했다.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Gb DDR3 9월 상순 고정거래가격은 보름 대비 10.60% 하락한 2.09달러로 나타났다.
DDR3가 시장에 출시된 2009년 1월 이후 고정거래가 하락폭으로는 최고치다. DDR3 가격은 출시 당시에는 1달러 선에 불과했으나 지속적으로 상승, 지난 2009년 11월 2.25달러로 처음 2달러 선을 돌파했다. 이후 상승세를 탔던 DDR3 가격은 지난 5월 2.72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소폭의 하락세로 반전됐다. 그러나 지난 8월 이후 급격한 하락세로 반전돼 불과 한 달 만에 15% 폭락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PC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한데다가 가격 하락 추세가 본격화됐다는 판단에 따라 그동안 재고를 갖고 있던 유통 및 일부 제조기업이 재고 물량을 시장에 풀면서 가격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3분기에 20% 이상 D램 생산량을 늘린 것도 공급 측면에서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등 국내 D램 반도체 기업은 지난 2분기 IR에서 3분기 가격 하락폭을 전분기 대비 한 자릿수 후반 정도로 제시했으나 이미 10%를 넘어서면서 매출과 수익도 영향이 예상된다.
대우증권과 신영증권은 하이닉스가 3분기 당초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가격 하락폭이 커지자 최근 영업이익 예상치를 각각 9260억원, 8900억원 등 모두 1조원 아래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마이크론 · 엘피다 진영과 달리 삼성전자 · 하이닉스는 가격이 안정돼 있는 서버, 모바일, 그래픽 D램 등 특수 메모리 비중이 50%에 달하는 만큼 충격은 덜할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반도체업계 고위 관계자는 “4분기 D램 가격 하락폭을 15%대로 봤으나 이제는 20% 이상 하락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장비업체들도 최근 가격 하락 추이를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 장비업체 한 관계자는 “내년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계획을 올해와 비슷한 정도로 예상했는데 D램 가격 하락폭이 커지게 되면 내년 투자 계획이 수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정수 하이닉스 상무는 “PC업체를 제외하고는 D램 재고가 거의 없고 4분기에는 하이닉스 외에 다른 D램 기업들의 증산 요인이 크지 않아 연말 수요가 반등하면 가격이 다시 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며 “연말 수요가 반영되는 10월 말에야 정확한 D램 가격 추이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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