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상자` TV가 개과천선했다. 인터넷에 맞물리면서 몰라볼 정도로 똑똑해졌다. TV에서 뉴스를 보고 게임도 하고 심지어 이웃집 시청자와 대화도 가능해졌다. 인터넷 서핑은 기본이고 방송국에서 일방적으로 보내는 프로그램이 아닌 원하는 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을 직접 내려받을 수 있게 됐다. 덕분에 시청자는 고달파졌다. 푹신한 소파에 앉아 그저 `멍`하니 TV를 보던 데서 적극적으로 원하는 콘텐츠를 찾아야 한다. 모두 `스마트TV` 덕분이다. 그러나 아직 일반TV와 비교해 스마트TV가 갖는 확실한 강점을 찾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이에 지난주부터 체험 이벤트를 시작한 스마트TV를 직접 사용해 봤다. 비교 대상은 삼성전자의 스마트TV와 첫 구글 플랫폼을 탑재한 지피엔씨의 스마트TV `스마트로이`다.
체험기1/ 삼성전자 스마트TV
삼성은 전국 500여개 디지털 프라자에서 스마트TV 시연회를 시작했다. 스마트 기능을 지원하는 제품은 풀HD 3D LED(7000 · 8000 · 9000시리즈), 풀HD 3D LCD(750시리즈), 풀HD PDP(7000시리즈), LED(6900 · 6630 · 6620 · 6500시리즈), LCD(650시리즈), PDP(6500시리즈) 등이다. 삼성은 40인치 이상 대부분 프리미엄 TV 제품군에 스마트TV 기능을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 스마트TV의 가장 큰 강점은 역시 `앱`이다. 앱은 홈페이지에 들어가 TV 모델을 등록하고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만들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TV 리모컨에 있는 `인터넷` 버튼을 누르면 TV 화면에 PC에서 보는 것과 똑같은 홈페이지가 뜬다. 동영상 · 게임 · 스포츠 · 라이프스타일 · 인포메이션 등 카테고리별로 다양한 앱이 구현돼 있다. 유료 · 무료 두 가지 형태로 대략 80여개 정도가 올라와 있다. 이용 방식은 리모컨 상하좌우 버튼을 눌러 가며 조종할 수 있다. 뉴스와 날씨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PC와 스마트폰에서 가능한 유튜브와 구글 맵스도 TV에서 볼 수 있다. 유튜브는 거의 실시간으로 검색이 가능하지만 일부 화면은 다소 해상도가 떨어졌다. `구글 맵스`도 현재 위치는 물론 원하는 목적지를 입력해 목적지까지 가는 길과 지도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트위터`도 TV에서 가능하지만 개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는 면에서 실효성은 없어 보였다.
삼성 스마트TV의 또 하나 강점은 동영상이다. SBS · EBS와 손잡고 `다시보기`와 같은 주문형 비디어(VOD)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원하는 프로그램만 `콕` 집어 바로 시청이 가능해 가입 절차가 필요한 IPTV에 비해 훨씬 편리했다. EBS 수능 강의 프로그램은 모두 무료로 제공해 학생을 둔 가정에 유용해 보였다. 그러나 스마트TV 최대 강점의 하나로 꼽히는 인터넷을 TV에서 검색할 수 있는 풀 브라우징 기능은 아직 탑재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체험기2/ 지피엔씨 `스마트로이`
지피엔씨는 중소업체지만 처음으로 스마트TV `스마트로이`를 내놨다. 아직 42인치 한 개 모델이지만 연내에 47 · 55인치까지 제품 수를 늘릴 계획이다. 박용음 지피엔씨 사장은 “출시 이후 해외에서 반응이 좋아 이미 400만대 규모로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오픈마켓 11번가와 공동으로 특별 체험 이벤트를 시작해 보급에 두 팔을 걷어 붙였다.
스마트로이는 비록 휴대폰용이지만 개방 플랫폼인 `안드로이드`를 사용한 첫 스마트TV. 안드로이드 1.5버전에 이어 내년 2.2버전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가장 눈에 띠는 점은 리모컨 대신에 사용하는 자판이 달린 새로운 인터페이스 도구. 노트북 키보드와 같은 형태로 손쉽게 한글과 영문을 TV 화면에 입력할 수 있고 확대와 축소(줌인과 줌아웃) 기능도 지원한다. 다소 반응이 느리지만 마우스처럼 `포인트 기능`도 가지고 있다. 이 덕분에 IPTV에서도 불가능했던 웹 브라우징이 가능해 원하는 사이트에 방문할 수 있다. 구글 사이트를 TV에서 바로 불러 검색도 가능하다. 스마트로이가 내세우는 가장 큰 강점도 웹 브라이징과 시청 거리를 고려한 줌인과 아웃 서비스다.
그러나 TV에서 볼 수 있는 앱은 아직은 제한적이다. 트위터를 포함해 분야별로 앱을 확장하고 있지만 아직 20여개 수준이다. 지피엔씨 측은 “콘텐츠 업체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앱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중소업체이기 때문에 다소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점차 TV 흐름이 개방 앱쪽으로 기울고 번역 · 환율 · 영화 미리보기 등 실생활에 밀접한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튜브에서 원하는 동영상을 내려받아 볼 수 있으며 세계 어느 지역이든 TV 앞에서 위성 사진으로 지역과 건물 검색이 가능한 `구글 지도`도 지원한다. 가격은 42인치 기준 130만원대로 일반 LED TV 수준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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