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청와대의 `스마트 워크(Smart Work) 활성화 전략` 발표 직후 새삼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이 KTIS다. KT그룹 내에서 스마트 워크의 실천에 가장 적확한 조직으로 KTIS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대표인 노태석 부회장(56)은 스마트워크가 새삼스럽지 않다. 실제 이 회사 소속 114 상담사 16%가 원격 상담 시스템을 갖춘 자택에서 근무중중이다. 스마트워크는 이곳에서는 `이미 하고 있는 일`일 뿐이다.
KTIS는 114 전화번호 안내서비스와 KT의 온 · 오프라인 고객센터 운영을 주 업무로 한다.
노 부회장은 `착한 기업이 결국 오래 간다`는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착한 기업`은 결국 직원들에게 잘하는 기업을 말한다. 내부 고객인 직원들에게 `착하게 살겠다`는 다짐을 하는 셈이다.
“전체 임직원 7300여명 가운데 84%인 6100여명이 여직원입니다. 이들은 수화기 한 대를 사이에 놓고 고객과의 최접점에 있습니다. 육아와 가사 스트레스로 인해 고객 응대에 조금이라도 소홀함이 생긴다면 결국 회사의 손해로 이어집니다.”
전화 상담이 주 업무다보니 KTIS 직원 가운데는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나 육아와 가사로 인해 자택에서 근무가 필요한 주부들이 많다. 이들에게 스마트 워크를 통해 최적의 근무 환경을 제공해야만 회사를 위해서 가장 좋은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노 부회장은 최고경영자의 역할은 이처럼 직원이 편하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데 있다고 설명한다.
적자생존의 시장 경쟁에서 `착하게 살기`는 쉽지 않다. `아마추어리즘`이 아닐까. 노 부회장은 손사래를 친다.
“지난 2007년 미국 의류회사 갭의 인도 하청업체가 어린이들의 노동력을 착취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그 결과 매출이 한 달 만에 25%나 급감했습니다. 반면,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판다`는 모토로 유명한 `루비콘`은 장애인은 물론이고 노숙자에게까지 일자리를 제공하면서도 연간 1600만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립니다. `이윤`만을 생각하면 기업은 더 이상 지속성장을 보장받지 못합니다.”
노 부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매주 수요일 직원들과 호프집에서 만난다. 또 PVA(People Value Added · 사원가치) 지표를 만들고, 이를 높이기 위해 사기 진작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직원 기분이 좋을 때 사원가치지표는 올라갈 수 밖에 없다. 노 부회장이 바라는 `착한기업`의 모습이다.
스마트 워크도 직원의 근무수준을 높이기 위해 추진한다. 노 부회장은 “스마트 워크는 직원 만족은 물론이고 환경과 에너지 절약, 여성 및 장애인 고용 증대 등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더욱 확대, 회사의 성장기반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부회장은 당장 기존 상담사의 재택근무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방을 거점으로 한 `스마트 워크 센터`를 구축하고, `장애인 표준 사업장`을 만들어 차별화된 복지제도와 근무 환경을 마련할 계획이다.
노 부회장은 KT와 옛 KTF가 합쳐지면서 출범한 통합 KT 홈 고객 부문장(사장)을 지냈다. 노 부회장은 유선통신 브랜드인 `쿡(QOOK)`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주인공이다. 기술고시(15회) 출신으로 KAIST에서 경영학(석 · 박사)을 전공했다. KT 마케팅 부문장과 KTH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뒤, 지난 3월부터 KTIS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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