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단말기의 저가 경쟁이 국내에서도 불이 붙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전자책 전문기업 북큐브네트웍스는 e잉크 기반의 6인치 전자책 단말기인 `B-815`를 14만9천원에 내놓았다. 국내외 출시된 전자책 단말기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
가격이 낮은 이유는 쿼티 자판과 와이파이, 전자사전 등을 제외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본래의 전자책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지난 2월 출시된 기존 모델인 B-612의 흥행 성적이 부진하자 저가 단말기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시도로 풀이된다.
B-612은 이달 초까지 5천대 정도가 판매됐다. 북큐브는 5월께 대규모 할인 판매에 들어갔을 때 성과가 상당한 점을 고려해 이번 저가 단말기를 출시했다.
북큐브 관계자는 "국내 전자책 이용자 중 상당수가 e잉크 기반의 전자책 단말기 구매의사를 갖고 있음에도 30만원 대에 이르는 가격에 크게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저가 단말기를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아이리버도 북큐브처럼 파격적이지 않지만, 새 전자책 단말기인 커버스토리를 지난해 9월 출시한 기존 모델인 스토리보다 가격을 낮춰 출시했다.
스토리가 34만9천원인데 반해 커버스토리는 기본 모델이 25만9천원, 와이파이 모델이 28만9천원으로 6만∼9만원 정도 가격을 낮췄다.
커버스토리는 와이파이 버전에서는 이메일 기능을 사용할 수 있고, 터치스크린 기능을 갖춘 게 특징이다.
아이리버 관계자는 "단말기 가격이 내려갈 수 있도록 기획단계부터 노력을 많이 했다"면서 "아직 초기 시장인 국내 전자책 시장을 감안하면서 이보다 저가인 단말기 출시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저가 경쟁은 국내 시장에서 전자책 단말기의 판매 활로를 찾기 어려운데다, 해외 시장에서도 저가 경쟁이 시작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마존은 2007년 말 399달러에 킨들 1세대를 선보인 뒤 지난해에는 가격을 259달러로 낮춘 데 이어, 최근에는 139달러의 새 모델을 선보였다.
경쟁사인 반즈앤노블은 누크의 와이파이 버전을 149달러에 판매하고 있고, 소니도 리더 포켓을 150달러에 내놓았다.
그럼에도, 전자책 단말기 시장은 아이패드 등의 태블릿PC에 밀려 타격이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하반기에 태블릿PC가 줄줄이 선보일 예정인데다, 태블릿PC도 저가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북미 등과 달리 전자책 단말기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도 않은데다, 태블릿PC에 대한 기대감도 높기 때문에 활로를 찾기가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책 단말기의 가격과 콘텐츠, 사용성 등의 요소가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만큼 결합돼야 승산이 있을 것"이라며 "전자책 전용기기가 태블릿PC 등 범용기기와 경쟁하다가 범용기기에 밀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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