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를 들고 출판사를 찾아 기웃거릴 필요도 없다. 인세 배분이 어떻게 이뤄지는 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내가 쓴 글을 직접 편집해 사이트에 올리기만 하면 출간 끝.
전자책 1인 출판 시대가 열릴 경우 나타날 모습이다. 전자책 출간을 돕는 업체(Self Publishing Site)가 속속 생겨나면서 1인 출간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12일 모바일 생활정보지 제작 업체인 마이디팟(대표 박용수)은 지난 9일 전자책 제작과 판매를 지원하는 서비스 `북씨(bucci)`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북씨는 텍스트 형태의 콘텐츠를 이펍(ePub) 파일로 변환해 전자책으로 출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인터파크 전자책 제작 툴인 `비스킷메이커`를 내려받아 저자가 직접 파일을 제작하는 것도 가능하다. 만들어진 전자책은 인터파크 전자책 통합 서비스 `비스킷` 사이트에서 판매된다. 판매 수익은 개인의 경우 작가와 업체가 5대 5로 배분한다.
출판사가 북씨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6대 4에서 7대 3까지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마이디팟은 매월 15일 수익이 자동으로 통장에 입금되는 자동정산시스템을 채택, 수익 배분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논쟁의 여지를 차단했다.
박용수 마이디팟 사장은 “북씨는 전자책 제작에서 홍보, 정산까지 모든 과정을 관리 · 대행해주는 서비스”라며 “독립 작가가 손쉽게 창작물을 알리고 판매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마이디팟은 북씨를 통해 출간된 전자책이 인기를 얻을 경우, 종이책 출간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전자책 시장의 달라진 문화를 반영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미국의 경우 전자책 출간이 활성화되면서 제작 · 출판 · 유통을 돕는 업체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온라인서점인 아마존도 `아마존디지털텍스트플랫폼`을 운영하며 1인 출간을 돕고 있다.
장기영 한국전자출판문화협회 사무국장은 “팸플릿이나 카탈로그를 PC에서 볼 수 있는 파일로 제작하는 회사는 여럿 있으나 본격적으로 전자책 출간과 유통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업체는 거의 없었다”며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하면 우리나라의 전자책 시장도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한국전자출판협회도 전자책 제작을 지원하는 공간을 열기로 했다. 한국전자출판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내달 1일 파주출판도시 전자출판공동제작센터에 `전자책제작지원실`을 연다. 이곳에는 매킨토시 · 제단기 · 제본기 등과 각종 전자책 제작 프로그램을 갖췄다. 또한 1인 출판사의 업무를 도울 수 있도록 저작권 · 세법 · 유통마케팅 등에 대한 상담도 이뤄지며 전자책을 종이책으로 출간하는 데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전자책이 특정 사이트를 통해 제작되다 보면 실패할 확률도 높다는 견해도 있다. 해당 사이트에서만 독점 판매될 경우 널리 퍼지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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