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짜리 회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1조원의 회사가 됐습니다."
오는 12일 창사 10주년을 앞두고 최근 만난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이사는 지난 10년을 이렇게 표현했다. 메가스터디는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으로 사교육의 판도를 바꾼 주역이다. 2004년 12월 상장 이후에는 제2의 메가스터디를 꿈꾸며 연이어 학원이 상장하면서 사교육주라는 테마를 형성시켰다.`최근 3년간 평균 영업이익률 35%, 무차입, 유보율 8069%(1분기 말 기준)` 이런 재무지표를 보면 칭찬받아 마땅할 기업이지만 우리 사회 필요악인 `사교육`으로 돈을 벌기에 항상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더 낮은 가격으로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내부적 자부심은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사교육을 잡아야 하는 정부에 메가스터디의 성장은 눈엣가시였다.
성공했기에 사교육의 대명사가 됐고, 정부 사교육 정책의 칼날은 메가스터디로 향했다. 정부의 공세는 EBS 강화로 구체화됐다.
메가스터디는 참여정부의 EBS 강화 정책으로 2004년 한 차례 어려움을 겪은 후 현 정부의 `수능과 EBS 연계 70%` 정책으로 또 한 차례 위기를 맞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EBS 강화로 인해 주력 사업인 고등부의 매출 감소 예상을 근거로 보수적으로 투자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증시 분위기를 전하자 손 대표는 "매출의 일시적 감소가 있을 수 있는 위기임에는 틀림없지만 내년이면 회복될 것"이라고 항변했다.
담담한 답변의 배경 논리는 이렇다. 70% 연계율로 정답률이 올라가 점수 인플레이션이 발생해도 당락은 결국 상대성에서 갈린다. 변별력을 상실한 70% 이외 나머지 30%에서 당락이 결정나고 결국 EBS 외 학습 수요가 늘어나 다시 메가스터디를 찾는 학생이 늘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2004년 3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7% 줄면서 그해 온라인 부문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며 "그러나 2005년 매출은 회복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름방학 후 뚜껑을 열어 보면 3분기 실적 변화가 나오겠지만 내년이면 다시 매출은 예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EBS의 위협을 손 대표는 오히려 좋은 기회로 받아들였다. 고등학교 3학년과 재수생 주력의 매출 구조를 반성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그는 "그동안은 고3 시장이 잘되다 보니 고등학교 1ㆍ2학년에는 강력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며 "대입에서 수시 비중이 커져 고 1ㆍ2가 중요해진 만큼 이 부분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초ㆍ중등사업부와 고등부의 화학적 연계를 강화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단계적으로 공부방향을 제시하는 교육기업이 될 방침"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성인교육 시장도 강화할 생각이다. 손 대표는 증자 등 강력한 투자를 기반으로 관련 계열사를 획기적으로 키울 방안을 실무진에 지시했다.
또 다른 10년을 바라보는 손 대표는 결연하다.
그는 "공교육 강화 등 시장 변화와 상관없이 기업은 성장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길이 없다"며 "2015년을 기준으로 설정한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은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약의 키워드로 `창조적 서비스`를 택했다. 손 대표는 "지난 10년간 메가스터디는 강의와 콘텐츠에서 비교우위로 새로운 교육 대체재로서 주목받았다"며 "그러나 여기에 머물면 우리도 결국 열등재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강의, 그 이상의 것, 학원, 그 이상의 것`을 서비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로 확장할 영역을 교육에만 한정짓지 않았다. 손 대표는 "향후 10년의 메가스터디는 좋은 글로벌 교육기업이 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교육기업에만 한정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현 사업의 수직계열화와 수평적 확대 과정에서 학생의 의식주와 관련된 우리만의 캡티브 마켓(captive market)이 나올 수 있다"며 "이달 안에 교육 외적인 부문을 겨냥한 사업을 개시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영어학원 사업 진출에 대해서는 그는 "가장 큰 사교육 시장이기에 항상 주시하고 있다"며 "교육시장이 소용돌이치고 무너지는 학원이 나오는 등 변화가 생기면 우리?게 좋은 기회가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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