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앱스토어가 연말까지 `게임` 없는 반쪽짜리로 남을 수밖에 없게 됐다. 부처 간 의견 충돌로 6월 임시국회에서도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이하 게임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29일 종료된 임시국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 게임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못했다. 개정안에는 애플 앱스토어 등 오픈마켓에서 유통되는 게임이 일정 요건을 만족하면 사전심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현재 게임법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통되는 모든 게임은 게임물등급위원회(게임위)에서 사전심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스마트폰 붐으로 급증하는 오픈마켓 게임을 심사위원 30여 명만으로 일일이 심사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심의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업계에도 부담이 된다.
게임위는 이미 6월 말까지 오픈마켓 게임 352개를 심의했다. 전체적으로는 약 1800개 게임을 심의했다. 애플은 한국 앱스토어에서 게임 카테고리를 제공하지 않는다. 사전심의에 부담을 느껴서다.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앱스토어,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게임을 구입하기 위해선 외국 계정을 사용해야 한다.
문화부는 이런 점을 고려해 오픈마켓 게임 심의 제도를 개선하는 내용이 담긴 게임법 개정안을 올해 초 발의했다.
하지만 게임법 개정안은 여성가족부와 의견 충돌을 빚어 처리되지 못했다. 지난 4월 여성가족부는 게임법 개정안과 게임 과몰입 대책 부분이 겹치는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을 내놨다. 두 법안은 중복되는 내용 때문에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결국 게임법 개정안 처리는 오는 12월 정기국회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12월에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시행령을 만드는 데 3개월이 걸린다. 어떻게 하더라도 연내엔 한국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게임을 사는 것은 힘들어졌다.
게임업계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오픈마켓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분야인 게임을 원활히 사고 팔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모바일게임 관계자는 "트렌드를 많이 타는 모바일게임은 빨리 시장에 대응해야 하는데 일일이 심의를 받는 건 작은 기업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성곤 게임산업협회 사무국장은 "사전심의 면제는 게임 오픈마켓 활성화를 위한 핵심 요소인데 부처 간 의견 충돌 때문에 적용되기 어렵게 됐다"며 "모바일게임 산업 경쟁력마저 하락할지 염려된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최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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