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교수 전공벽 허문다…기초학문대 신설

 동국대가 인문대와 이과대를 통합한 기초학문대학 신설을 추진한다. 학과로 나뉜 교수의 행정소속을 교수단으로 광역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동국대는 학문 간 융합과 학제의 유연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미래비전 2020’안을 최근 확정해 추진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개편안은 우선 1단계로 2015년까지 어문사학·철학 등의 전공이 속한 문과대학과 수학·물리·통계학 등의 전공이 있는 이과대학을 통합해 기초학문대학을 신설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영면 전략기획본부장은 “기초학문대학은 기초 교양교육을 자유롭게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인재상에 맞는 학생을 기르자는 것이 취지”라며 “옛 문리대학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2015학년도 기초학문대학 신입생은 자율전공으로 입학해 문ㆍ이과의 벽을 넘나들며 기초교양을 배우다가 나중에 자신이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게 된다.

 기초학문 분야 외에도 예술대학과 영상미디어대학이 예술미디어대학으로 통합되는 등 관련 학과의 통합이 추진된다.

 영문과 교수, 국문과 교수 등의 전통적 구분도 해체된다. 교수들은 광역화된 교수단에 소속돼 융합학문의 연구와 교육을 맡게 된다.

 이 본부장은 “기존 학과 개념으로는 자유롭게 전공을 선택하려는 학생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어렵다. 교수단 체제에서는 특정 분야가 관심을 끌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국대의 이같은 학제개편 방안은 학내 구성원의 충분한 논의과정을 거치지 않아 앞으로 진통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동국대는 최근 충분한 학내 의견수렴 없이 서울캠퍼스에 있는 단과대학인 바이오시스템대를 일산캠퍼스로 이전하기로 확정해 학생들의 반발을 샀다.

 학과통합과 교수단 구성으로 교육 프로그램이 유연화되면 비인기학과의 몰락을 가속화 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 본부장은 "미래비전 2020안은 장기적 계획"이라며 “학과 통폐합보다는 교양교육을 강화하고 유연성을 확보하자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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