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3차원 GIS 시장 진출, 업계 `빅뱅` 예고
KT가 계열사와 함께 ‘한국형 구글 어스’를 비롯한 보안·u시티 등 컨버전스 GIS 서비스 시장에 진출한다. 지금까지 중소업체와 인터넷 포털업체 등이 주도한 국내 GIS 시장에 대기업이 본격 진출하면서 시장 빅뱅을 예고했다.
KT(대표 이석채)는 200억원가량을 투자해 국내 중소 SW업체 15개사와 공동으로 통합 GIS 데이터베이스(DB)와 GIS SW를 개발 중인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KT는 이 GIS 시스템을 먼저 전국 KT지사 업무에 활용하고, 연말부터 KTH·KT텔레캅 등 계열사별 컨버전스 GIS 서비스에 활용할 방침이다. 컨버전스와이브로본부가 이 사업을 주도한다. 이 본부는 KT와 KTF의 통합으로 휴대인터넷사업본부에서 그룹 차원의 컨버전스 전략을 기획·실행하는 조직으로 격상됐다.
KT는 우선 KTH와 함께 구글 어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로드뷰와 같은 기본적인 위치검색 서비스를 능가하는 3차원(D) GIS 서비스를 인터넷 포털과 스마트폰에서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계열사를 통해 GIS와 고객관계관리(CRM)를 융합한 ‘G-CRM’ 분야도 개척할 방침이다.
보안업체인 KT텔레캅을 통해 GIS를 기반으로 한 ‘u방범 서비스(가칭)’도 개발한다. KT는 스마트빌딩·u시티사업 등에도 자사 GIS DB와 솔루션을 활용하기로 했다.
GIS업계는 KT의 공격적인 투자에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GIS 솔루션업계 한 사장은 “그동안 국내 GIS 투자는 공공분야가 90%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KT가 투자에 나서면서 민간기업의 GIS 솔루션 도입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KT가 이번에 투자하기로 한 200억원은 올해 공공부문 GIS 투자 예산 400억여원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반면에 포털사이트를 통해 전자지도 등의 서비스를 펼쳐온 주요 인터넷업체는 KT의 가세로 과열 경쟁을 우려했다. 포털업체 한 관계자는 “구글이 GIS 서비스 중 하나인 ‘스트리트뷰’ 국내 서비스를 준비 중인 마당에 KT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이 가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T 관계자는 “구글과 같은 해외업체가 국내 GIS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외국기업에 시장을 다 빼앗길 수 없다는 위기감을 갖고 시작하는 측면도 있다”며 “올해 말부터 KTH 등 그룹 차원에서 다양한 융합 서비스를 출시해 GIS를 신성장동력으로 키울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