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다이오드(LED) 패키지 전문업체 루멘스가 에피밸리의 10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중 절반을 인수키로 해 눈길을 끈다. LED 패키지 업체와 칩 업체 간 일반적인 제휴관계라는 의견이 대세지만, 최근 LED 기술 유출과 관련해 양사간 법정공방이 오고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와 관련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에피밸리(대표 장훈철)는 최근 루멘스 및 유태경 루멘스 대표이사, 대만 LED 패키지 업체 ‘유니티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을 대상으로 총 10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했다고 공시했다. 100억원 중 루멘스와 유태경 사장이 각각 26억원과 24억원씩을 인수했다. 유니티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가장 많은 50억원어치를 가져갔다. 그간 협력관계가 거의 없던 양사가 BW를 매개로 전격 ‘피(지분) 섞기’에 착수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증권시장에서는 루멘스가 이번 BW 인수를 통해 최근 극심해진 LED 칩 공급부족 현상을 타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루멘스는 그동안 대만 에피스타·포에피 등 해외로부터 LED 생산에 필요한 칩을 전량 구매해왔다. 국내에 LED 칩 공급사를 하나 더 늘림으로써 구매가 인하 및 수급 안정화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 LED 칩 기술유출과 관련해 양사간 진행됐던 법정 공방에 주목하기도 한다. 지난 4월 대구지방검찰청 특수부는 에피밸리서 퇴사하면서 빼돌린 LED 제조기술을 새로 입사한 회사에 넘긴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법 위반)로 세미콘라이트의 직원 3명을 구속조치했다. 세미콘라이트는 LED 에피웨이퍼·칩 전문회사로 루멘스가 지분 8.1%를 보유하고 있으며 유태경 사장이 대표이사 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향후 양사가 기술유출과 관련한 고소를 취하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루멘스의 이번 BW 인수가 법적공방과 전혀 무관하다고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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