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대선 현대비에스앤씨 사장은 올해 매출 목표를 740억원이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매출 282억원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현대정보시스템 이외의 다른 회사에 대한 추가 인수합병도 준비 중이다.
과욕이 아니냐는 질문에 정 사장은 “현대비에스앤씨의 궁극적 목표는 ‘글로벌 넘버원’”이라며 “5년내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유년 시절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사랑을 독차지했다는 정 사장이 강력한 도전과 모험 정신의 DNA를 계승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대선 사장은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쉬운 길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정 사장은 “옛 현대가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현대계열) 비중을 줄이고 있고 앞으로도 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기존 IT서비스 기업과 차별화해야 한다는 각오아래 대표이사 취임 이후 지난 1년 6개월간 지능형빌딩시스템(IBS)과 통합커뮤니케이션(UC), 전자태그(RFID), 전자세금계산서 등 다양한 IT 컨버전스 분야에 출사표를 던졌다.
정 사장은 “헬스케어 분야에도 관심있다”고 말해 도전 의지를 재확인했다.
정 사장은 현대비에스앤씨의 경쟁력 제고와 상생을 목표로 분야별 협력업체와의 파트너십도 꾸준하게 확대하고 있다. 급변하는 IT 컨버전스 시장에서 현대비에스앤씨만의 영역을 다지기 위한 포석이다. 현대정보시스템의 인수도 이 같은 맥락에서 비롯됐다. 추가적인 인수합병(M&A)도 추진할 예정이다.
정 사장은 “현대정보시스템이 가족이 설립한 기업은 아니지만 현대중공업과 오랜 관계를 유지한 만큼 현대비에스앤씨와 협력, 중공업 IT 컨버전스 분야에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 사장은 현대비에스앤씨가 수주한 대한제강과 위니아만도 등 대규모 장기 IT 아웃소싱 프로젝트도 새로운 영역의 도전을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각각의 산업 영역에서 필요로 하는 IT 노하우를 얻을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다.
정 사장은 옛 현대그룹을 모태로 하는 오토에버시스템즈와 현대U&I 등과 긴밀하게 협력,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의 IT 컨버전스 시장 창출에 일조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첫 발을 잘 디뎌야 리드할 수 있다’는 소신을 가진 정 사장은 당장의 규모 확대를 위한 몸집 불리기는 지양할 방침이다. 현대정보시스템 인수 이후 현대비에스앤씨와 합병하지 않은 것도 이같은 원칙에서 비롯된 것이다. 공공 SI도 마찬가지다. 규모 확대를 위해 저수익 구조의 공공 SI는 현대비에스앤씨의 입장에서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다.
정 사장은 “앞으로 공공 SI를 안 할 수 없다”고 전제한 뒤 “반드시 해야 할 경우 시장을 리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기존 IT 서비스 기업의 전철을 답습하지 않겠다는 신념이다.
지난 3월 본사를 서울로 이전하며 현대 계동 사옥 입주를 타진한 정 사장은 언젠가는 계동 사옥으로 입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룹의 적통을 잇겠다는 뜻이다.
지난 2008년 11월 현대자동차 계열 비앤지스틸 이사로 재직하던 중 유씨테크를 인수, 현대비에스앤씨로 사명을 변경하고 대표이사에 취임한 정 사장의 거침없는 행보에 업계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