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형 홈 네트워크 산업 육성을 위한 좌담회]한국형 상호연동 기술, 국제표준 `주춧돌`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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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홈 네트워크 상호연동 프로토콜이 국가표준(KS)으로 제정되면 내년 3월 시행되는 ‘지능형 홈 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기준’에 부합하는 국내 기술체계가 완성된다. 기술 개발 주역과 정책 입안 담당자, 업계 전문가가 함께 모여 향후 지능형 홈 네트워크 산업 발전과 관련 업계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왼쪽부터 최상만 한국홈 네트워크산업협회 기획조정실장, 문경덕 ETRI 융합기술 부문 그린컴퓨팅연구부장, 강영식 기표원 정보통신표준과 연구사, 박장원 방통위 네트워크기획보호과 사무관, 김은경 지경부 전자정보산업과 사무관, 윤기권 서울통신기술 상무, 송양회 기표원 정보통신표준과장, 조휘만 LH공사 미래전략처 부장.

 인간에게 쾌적하고 안락한 주거 환경을 제공하는 ‘지능형 홈 네트워크’가 한걸음 더 진화한다.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외부에서도 조명·전력·난방 등을 조절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제조사와 상관없이 소프트웨어(SW)적 조치로 각종 정보기기가 상호 연동해 하나의 네트워크에서 움직일 수 있는 시대로 발전하고 있다. 그야말로 유무선으로 언제 어디서나 집 안의 기기와 시스템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지능형 홈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하지만 산업적인 측면에서 지능형 홈은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다. 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 지능형 홈 시장은 지난해 기준 1조3400억원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홈 플랫폼 장치, 미디어센터 PC, 네트워크 미디어 정보가전, 홈 오토메이션, 유무선 홈 네트워킹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또 기존 아파트에는 이를 어떻게 적용할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동안 부처, 업체마다 내놓았던 홈 네트워크 표준이 하나로 통일돼 가고 있다는 점이다. 전자신문은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 방송통신위원회와 공동으로 지능형 홈 산업 전문가 좌담회를 마련하고 홈 네트워크 상호연동 표준화와 그에 따른 산업 발전 전략을 모색했다.

 

 ◆토론자

 문경덕 ETRI 융합기술 부문 그린컴퓨팅연구부장

 박장원 방송통신위원회 네트워크기획보호과 사무관

 송양회 기술표준원 정보통신표준과장(사회)

 윤기권 서울통신기술 상무

 조휘만 LH(한국토지주택공사) 미래전략처 부장

 최상만 한국홈 네트워크산업협회 실장 <가나다순>

 

 ◇사회(송양회 기술표준원 정보통신표준과장)=지능형 홈 산업은 방송·통신·가전·건설·의료 등 첨단 기술과 서비스가 융합된 대표적인 IT 융·복합 산업이다.

 그간 정부의 전략적인 투자와 지원으로 초기시장 형성에 성공했다. 최근 신축된 아파트 대부분에는 지능형 홈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또 문제점으로 지적된 기존 아파트까지 지능형 홈 서비스가 확산될 수 있도록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연내 기축 주택을 대상으로 거주민의 건강과 오락 서비스 등을 중점 추진하겠다. 또 내년부터 u시티는 물론이고 전력망 효율화와 같은 스마트그리드도 연계해 추진할 계획이다. 더불어 각 업체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300억원의 예산을 들여 홈 기기, 홈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플랫폼, 유무선 네트워킹 기술, 지능형 정보가전 등 핵심 원천기술 개발도 적극 지원 중이다.

 지식경제부와 함께 지능형 홈 네트워크산업 정책의 또 다른 축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어떤 노력을 펼쳐 왔는가.

 ◇박장원 방송통신위원회 사무관=우리나라는 홈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필수인 IT인프라와 뛰어난 국민 역량을 갖추고 있다. 지능형 홈 네트워크 산업은 미래 산업으로 신규 일자리 창출은 물론이고 전력 효율화로 녹색성장에 일조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정부도 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3월에는 방통위·지경부·국토부가 공동으로 ‘지능형 홈 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 기준’을 제정했다. 그간 확산 추세가 미진했던 홈 네트워크 설비의 명확한 설치 기준과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홈 네트워크 설비는 구내 통신선로 설비의 일부인데 건축 시 배관, 배선 등을 미리 설계해야 추후 장비 설치 시 편리성은 물론이고 건축물의 미관도 유지할 수 있다.

 방통위는 이에 대한 정책적 차원에서 아파트, 공동주택 등의 구내 접지설비, 구내설비, 선로설비 및 통신공동구 등 기술 기준 개정도 완료한 상태다. 또 홈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기기와 통신망에 연결해 사용하는 접속장치 등에 대해서는 홈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국가 인증을 실시 중이다.

 ◇사회=유무선 홈 네트워킹을 위한 플랫폼, 센서링 기술, 지능형 정보가전 연동 등 핵심 원천 기술 개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문경덕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부장=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기존 네트워킹이 불가능했던 이기종 간 상호연동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해 국가표준 기술로 상정했다. 또 업체가 제품 개발에 참조할 수 있도록 관련 소프트웨어(SW) 참조코드를 공개하는 등 산업 활성화를 위한 기술적 지원을 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상호연동 미들웨어 기술은 지능형 홈기기 개발 업체의 추가 SW 제공만으로 상호연동이 가능하다. 소비자가 홈 기기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지능형 홈이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된 것이다. 또 이 기술은 현재의 기술뿐만 아니라 미래 신기술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방법은 각국 표준을 인정하면서도 이들 간 상호연동을 제공하려는 국제 표준화 맥락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사회=홈 네트워크는 한국을 포함해 영국·일본·중국 4개 나라에서 표준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들 국가조차도 호환이 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난 15일 공청회에서 공개한 대로 우리나라가 추진하는 홈 네트워크 상호연동 프로토콜 KS 표준은 기존 제조업체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이질적인 기술이 적용된 홈 네트워크 기기 간 상호연동을 보장한 기술이다. 사용자는 기호에 맞는 기기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장비와 서비스 공급자는 이미 설치된 장치의 제조사가 아니더라도 상호연동이 가능한 자사의 장비를 공급할 수 있어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기술이 KS표준으로 제정되면 내년 3월 시행 예정인 ‘지능형 홈 설비 설치 및 기술 기준’을 만족시키는 기술 기준이 마련되고 ISO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상호연동 표준을 채택한 최초의 국가가 된다. 실제로 국제표준화기구인 ISO는 독일의 ‘Konnex’, 일본의 ‘Echonet’, 중국의 IGRS 등 세계 주요국이 제안한 기술을 복수표준으로 채택했지만 상호운용성을 확보하는 것이 이슈로 대두하고 있다.

 이번 표준화 마련으로 국내 산업의 활성화는 물론이고 2014년 820억달러가 예상되는 세계 홈 네트워크 중심기기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다고 본다. 정부의 표준 드라이브와 함께 정보통신·건설 등 유관 분야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각 산업계는 어떻게 대응해 오고 있나.

 ◇조휘만 LH공사 부장=LH는 지난 2006년 7월 설계분부터 분양주택에 지능형 홈 네트워크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지능형 주택의 CPU에 해당하는 게이트웨이의 유지보수와 발전을 고려해 월패드와 분리, 가구단지함에 별도 게이트웨이를 설치하고 있다. 특히 게이트웨이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자문과 회의를 거쳐 사내 표준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게이트웨이의 기술평가(BMT) 시험성적서를 제출받고 있다. LH는 나아가 지난해 정부가 마련한 기술 기준의 상호연동성을 제공하는 홈 네트워크 중심기기를 2011년 3월 이후 지능형 홈설계부터 적용할 준비가 돼 있다.

 ◇최상만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 실장=일단 이번에 마련된 상호연동 표준 기술이 마련된 것에 업계 일원으로 기대가 크다. 아울러 기업 차원에서도 산업활성화 노력을 강구 중이다.

 협회 차원에서도 기업의 차별화된 서비스나 제품 개발에 제약이 되지 않는 선에서 관련 기업과 합의해 2007년부터 산업계 표준을 추진하고 있다. 또 지난 2월 26일부터 지능형 홈 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 기준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 전문가가 참여하는 3개의 실무그룹(WG)과 프로젝트팀을 구성하고 있다. 프로젝트팀에서는 홈 게이트웨이·월패드·단지 서버 등 중심기기의 사양을 정의하고 표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작성된 표준안은 표준 WG에서 심의해 KS표준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윤기권 서울통신기술 상무=홈 네트워크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기기 간 상호 연동성을 보장해야 완전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는 모든 정보기기의 통신표준을 의미하는 것으로 확대 해석의 위험도 안고 있다.

 지난해 마련한 기술 기준 수립은 산업계에서 사업화 방향을 수립하는 데 바람직한 결정으로 생각한다. 지금은 신축 주택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지만 한국형 홈 네트워크 표준을 기반으로 해외진출 기회도 점차 커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나 태국·필리핀 등 우리나라와 비슷한 주거환경을 가진 나라들이 우리나라의 기술에 관심을 갖고 벤치마킹하고 있다.

 또 향후에는 RFID/USN·u헬스·스마트그리드 산업 등 다양한 산업기술을 지능형 홈과 결합해 새로운 서비스 모델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사회=정부 표준 제정과 내년 초 기술 기준 시행으로 제도적 진전은 분명히 있다. 아직도 남은 과제나 각 분야 역할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박장원=홈 네트워크 산업은 현재 원격 제어나 가스누출 감지 등 단순한 홈오토메이션 기능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 방송과 통신이 결합한 IPTV, 유선과 무선이 결합한 펨토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와의 결합은 더욱 새로운 신산업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방통위는 이 같은 신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제도적·정책적 부문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겠다. 일례로 홈 네트워크를 통한 IPTV 서비스 제공, 센서네트워크인 사물통신과의 소통 등 다양한 결합 서비스를 창출하는데 일조하겠다.

 ◇윤기권=그간 정부에서는 다양한 법제도와 표준화 노력 등 다양한 산업활성화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홈 네트워크 산업이 애초 기대보다 성장이 더딘 것은 3D 산업의 ‘아바타’와 같은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없는 데 있다.

 지금까지 홈 네트워크 산업은 기기 판매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고객의 구매욕구를 자극할 만한 서비스가 없는 데 따른 것이다. 즉 지속적인 구매욕구로 연결하는 데 실패했다는 말이다. 애플의 앱스토어가 스마트폰의 폭발적인 성장을 낳았듯 참신한 아이디어와 서비스, 콘텐츠가 오히려 기기 구매를 유발하는 뇌관 역할을 하는 시대가 됐다. 따라서 홈 네트워크 산업도 개방형 홈 서비스 인프라를 기반으로 누구나 참신한 아이디어의 홈 서비스를 개발하고 보급할 수 있는 개방형 구조의 SW아키텍처를 확보해야 한다.

 ◇사회=오늘 나온 이야기가 지능형 홈 네트워크 산업이 또 한 번 도약하는 제언과 아이디어로 활용됐으면 한다. 장시간 수고했다.

 정리=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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