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기업이 정부 연구개발(R&D) 과제를 따내려면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기업가정신을 입증해 보여야 한다. 또 개발한 기술로 어떤 제품을 만들어, 사회와 국가산업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 윤리적인 지표도 만들어 제시해야 한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원장 김용근)은 앞으로 국가 R&D 과제 선정 시, 사업 참여 희망 기업이 사업제안서에 기업가정신 부문을 구성해 넣도록 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정부 R&D 과제 선정에 기업가정신을 평가 기준으로 삼는 첫 시도다.
김용근 산업기술진흥원장은 “R&D를 수행할 기업이 얼마나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를 갖고 사업에 임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며 “기반 기술력과 개발 의지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창의적이고 새로운 생각으로 R&D에 접근할지를 판명하는 기준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기술진흥원은 기업의 윤리경영 점수도 계량화해 정부 R&D 수탁 및 탈락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기업이 R&D 지원 예산에 대해 얼마만큼 책임감을 갖고 임할지를 사전에 서면으로라도 검증하겠다는 뜻이다.
김 원장은 “R&D 과정의 자율성은 크게 높여줬지만, 여전히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에 빠질 개연성 또한 크다”며 “윤리경영을 실천해 온 결과나 앞으로의 계획 등을 보면 대략적인 기업 품격이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기술진흥원은 ‘생각이 바뀌면, R&D도 바뀐다’는 기조 아래 사업제안 및 발표 형식도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우선, 화려한 계획으로만 승부를 걸었던 프레젠테이션을 없앴다. 반면에 사업계획서 서면 검토 뒤 질의응답 시간을 크게 늘였다. 질의응답을 주고받아보면 사업 준비의 깊이가 바로 드러난다는 판단에서다.
산업기술 R&D 기획 및 과제선정을 총괄한 산업기술진흥원이 이처럼 과제 선정 기준과 방식을 대대적으로 혁신함에 따라, 산업기술진흥원의 이같은 혁신 방안이 타 R&D기관까지 확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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